본문 바로가기
사업. Business

[김선하 기자의 주주클럽]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고?

by 202020 2009. 6. 13.
반응형

 또 털렸다. 개미투자자 얘기다. 정보기술(IT) 주식이 좋다기에 샀더니 석 달도 안 돼 평균 26%나 빠졌다. 코스피지수(-17%)보다 훨씬 나쁜 성적이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펀드에 당했고, 최근엔 믿었던 자원부국 펀드가 애물단지가 됐다. 뭐든지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꼭 오른다.

이쯤 되면 투자고 뭐고 집어치우고 싶어진다. 하지만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주식·채권 운용을 모두 해본 SH자산운용 서준식 채권운용1팀장은 “사람의 마음은 원래 돈을 잃게 만들어져 있다”고 말한다. 자산운용사에 들어오기 전 주식투자 실패로 호되게 고생한 뒤 내린 결론이란다.

인간 심리와 경제 현상을 연결한 행동경제학 이론 중에 ‘손실 혐오’란 게 있다. 사람은 이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쪽을 훨씬 선호한다는 것. 공돈 100달러가 생긴 사람이 얻는 만족감보다 생돈 100달러를 날린 사람이 느끼는 상실감이 두 배나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식 투자자가 조금 오른 종목을 쉽게 팔아버리고, 계속 떨어지는 종목은 손절매하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다.

‘확증 편향’이란 심리학 이론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는 눈에 쏙쏙 들어오지만 기존의 믿음과 반대되는 정보는 애써 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같은 주식·펀드라도 일단 살 마음을 먹으면 전망이 좋다는 분석만 보이고, 팔기로 하면 비관론만 눈에 띄는 이유다. ‘소유 효과’도 작용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의 값어치는 갖고 있지 않은 것보다 커 보인다는 이론이다. 내가 사들인 주식의 가치를 실제보다 고평가하기 쉽다는 뜻이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여기다 하나 더 붙인다. 오랫동안 주가 그래프를 들여다본 사람이 빠지기 쉬운 ‘의인화’의 함정이다. 내가 이만큼 공을 들였는데 이 종목은 왜 안 오르느냐고 화내는 사람이 이런 부류다. 하 교수는 “주식을 의인화하기 시작하면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럼 주식·펀드 다 그만둬야 할까. 아니다. 마음속의 지뢰밭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확실한 투자원칙을 세운 뒤 무조건 지키는 것이다. 우선 자신의 형편과 투자기간을 따져 자산 가운데 주식·펀드 비중을 정해야 한다. 분할 매수·매도로 위험을 낮추는 것도 필수다.

너무 뻔한 얘기라고? 이 뻔한 원칙을 지켜온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4~15%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10년간 재투자했다면 원금이 네 배 가까이 불어나는 수익률이다.

김선하 기자 [odinelec@joongang.co.kr]  2008.08.11 00:18 입력  조인스닷컴

(원문보기)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55167

-----------------------------------------------------------------------------------------

내가 만족할만한 원칙,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철저히 지키는 것!
그것만이 살길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