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 지점이나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의 단골 하소연은 ‘환매해야 하느냐’ ‘언제나 주가가 오르나’ 등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조차 “국내외 주가의 앞날을 모르겠다”며 두 손을 들었다. 공포와 투매가 지배하는 시장에선 펀더멘털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러 번햄 같은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에 주목한다. 생물학·심리학과 경제학의 만남이다. 그가 도마뱀에 비유한 사람의 뇌는 인류 조상이 나타난 홍적세(200만 년 전 시작)에 형성됐다. 생존이 급하던 시절, 본능이란 창고에 ‘투자’라는 사치품은 자리 잡기 어려웠다.
하버드대 박사(기업경제)·MIT 석사(재무학)·미시간대 학사(생물물리학)·미 해병대(탱크 운전) 출신의 번햄 박사는 인간 행태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우간다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는가 하면, 기업 임원의 의사 결정에 호르몬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따지기도 했다. 대중적 필치로 그려낸 『비열한 유전자(Mean Genes)』(너와나 미디어),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Mean Market and Lizard Brains)』(갤리온)가 모두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당대 최고의 투자경제학자로 평가받는 그가 내거는 화두는 ‘당신의 머리는 돈을 벌기엔 너무 원시적이다’는 것. 무엇보다 기존의 경제학이 상정한 질서는 ‘이론의 세상’에서나 통하며 실제로 시장과 그 참여자들은 비합리적으로 움직인다고 봤다. 따라서 새로운 통찰력으로 태곳적 ‘도마뱀의 뇌’를 조련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돈을 벌려면 “도마뱀의 뇌부터 봉인하라”고 외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이런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인식하고, 여기에 맞설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번햄 박사는 “성공적인 투자자는 대중의 조롱을 참고, 오랜 기간 낮은 수익률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술<jsool@joongang.co.kr> | 제82호 | 20081005 입력 조인스닷컴
(원문보기)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9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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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구조를 바꿔야 한다. 몸도 바꾸고 자세도 바꾸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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