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펜 끝으로 여는 세상
지은이 : 이원복
출판사 : 사랑의 학교
세상을 살면서 많은 충고와 도움말을 듣게 된다.
그 중에 내 맘을 울리고 쏙쏙 꽂히는 말들은 대게 여행을 많이 다닌 분들에게서 나온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여행은 단순히 즐기고 쉬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인가.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지금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이 작아서가 아니라
이곳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다소 역설적인 말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여행...
-------------------------------------------------------------------------------------
여행은 즐겁다. 여행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여행의 참맛은 자신과 자신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데 있다.
나의 모든 것을 남겨 둔 채 나그네가 되어 떠나는 순간 낯설고 홀로 던져지는 것이다.
그 세계엔 나와 똑같은 인간, 내 주변과 똑같은 구조물, 그리고 똑같은 환경이 존재해도
분명히 그 곳은 '이상한 나라'다. 나그네는 누구나 그 이상한 나라에서 엘리스가 된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풍물, 그리고 새로운 인간들을 만나며 내가 소유하고 둘러싸여 있는 것들을
나도 모르게 비교해 보며 어느새 서서히 자신에 객관적이 되어 간다.
객관적이 되는 순간 지금까지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나의 결점과 잘못들이
조금씩 조금씩 눈에 들어고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가.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일종의 사치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만큼 나를 나 자신에게 객관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없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없다면
인간이란 얼마나 쉽사리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인가. 그러나 아무리 많은 여행을 떠나도 눈을 뜨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그 눈은 바로 마음의 눈이다.
아무리 많은 인간을 만나고 새로운 도시를 찾고 아무리 많은 이상한 나라를 누벼도 마음의 눈을 뜨지 않으면
아무런 감동도 신비로움도 느낄 수 없다. 마음의 눈이란 자신의 편견과 아집을 과감히 버려야만 떠지는 법이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자면 그 시작은 젊을수록 좋다. 그래서 나는 젊은이들에게 여행을 권하는 것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외국을 돌아보고 와서는, 다녀 온 나라의 사람을 만나면 반색으로 하며,
'내가 가보니까 너희 나라는 이렇고, 너희 나라 국민은 저렇더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뒤접어 생각하면 마치 미국사람이 영남사람 붙잡고 전주비빔밥이 우리나라 음식의 대명사와 같지 않느냐고
아는체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한 나라, 한 국민에 대해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쉽사리 단정을 내리는 것은
많은 실수의 원인이 된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무턱대고 남의 나라를 도매금으로 한뭉치 취급을 하려 들지 말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적어도 그 나라의 역사 정도는 읽어 둬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순결'이란 단어가 갖는 모순이라면 바로 외적인 요소 즉 처녀성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우리사회의 모랄과 가치관에 순응하여 - 한 마디로 손해보지 않기 위해 끝까지 처녀성을 지키되
여러 상대와 최후의 선 직전까지만 가는 여인과 진정 사랑하는 이와 이른바
최후의 선을 처음으로 넘은 여인 - 우리는 어느 여인이 더 '순결'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취미. Hobby/책. Book & Writing
여행.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길
반응형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