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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피터의 원리
지은이 : 로렌스 피터, 레이몬드 헐
옮긴이 : 나은영
출판사 : 21세기북스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록 즉, 승진할 수록 점점 무능력해진다?
조직에서는 연공서열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요즘은 실력으로 승진이나 인사를 결정하는 모습이 간혹보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씌여졌던 것이 1960년대였음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 될 수 있다.
많은 조직생활을 한 편이 아니지만, 그동안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과도 일치한다.
'어떻게 저 사람이 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별로 잘 하는 것도 없는데...'
아무리 요즘 능력으로 평가한다고 해도, 조직생활 더구나 큰 위계조직은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고는
조직운영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아니 불가능하다. 만약, 그 순서나 계층구조를 깬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외부 홍보용이거나 나머지 직원들 사기 진작, 또는 승진하지 못한 동기들의 명예퇴직의 도구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윗자리에 올라가기만 하면 무능력해진다는 것을 주장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윗자리에 올라가서도 잘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모두가 윗자리에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올라가면 무능력해지는 것이 뻔한데, 승진하는 것만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행복한 삶'이 절대로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요즘 모든 신입사원 또는 취업생들에게 강조되는 것이 있다. 바로 리더쉽이다. 다른 분들이 그렇게 주장하면
난 또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모두 리더가 되면 지도 받는 사람들은 누가될까?'
리더만 인정받고 그 밑에 지시를 받고 보조하는 사람들은 인정받지 못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분명 세상은 리더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또, 리더가 되지 못했다고 불행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리더에 맞다고 생각한다면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수행해가며 준비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다른 일에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그 다른 일을 잘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보상과 사회적인 지위가 필요할 것이다.
리더가 되려는 사람 또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필요한 자리수보다 많은 것은 인간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아니, 도전하려는 후보자들이 당연히 더 많아야 할 것이다. 경쟁속에서 검증된 리더만이 사회나 조직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 문제가 있다. 그 경쟁은 경쟁에서 진 사람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는 시험대가 아닌 자신의 능력이나
소질을 판가름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점을 간과하고 오직 그 경쟁에서 승리하려고만 하는
쓸데없는 욕심을 부린다. 그렇게해서 자신의 몸과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피터의 원리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무능력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그 일에서 행복을 얻는 보다 더 높은 삶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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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유형을 나는 '직업적 기계화(Professional Automatism)'이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수단이 목적보다
중요하다. 서류 업무는 서류 업무의 원래 목적보다 중요하다. 직업적으로 기계화된 사람들은 더 이상 일반 대중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일반 대중이 자신을 비롯한 문서 양식과 관례 그리고 위계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부속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적인 성향이 효율적인 업무 능력보다 훨씬 더 높이 평가된다.
이것이 바로 '피터의 도치(Peter's Inversion)'이다.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직업적 기계화도 피터의 도치라 할 수 있다.
... 피터의 도치 혹은 직업적 기계화 사례에서는 하급자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들은 복종만 할 뿐 결코 결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계조직에서는 그런 행동이 유능한 것으로 통하기 때문에
오히려 승진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기계화된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가 아닌 한 계속 승진할 것이다.
의사결정을 할 위치에 올라야만 그들은 자신의 무능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무능력은 승진에 걸림돌이 되는 정도이지 해고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유능하면 해고되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유능한 사람은 위계질서를 어지럽히고,
'위계조직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계층구조의 첫 번째 계율을 위반하기 때문이다.
노력의 힘이 종종 과대 평가되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보통사람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보통사람보다 더 멀리,
그리고 더 빨리 승진할 만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물론 그런 고정관념에는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
노력의 힘이 과대평가되는 두번째 이유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종종 허위 성취 증후군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숙한 관찰자들에게는 때때로 노력의 힘이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인다. 허위 성취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들은
신경쇠약, 위궤양, 불면증과 같은 병에 시달린다. 결국 적극적인 노력이 가져다주는 것은 행정관료의 성공 휘장과도
같은 궤양뿐이다.
당신이 앉을 수 있을 때는 절대 서 있지 말고, 탈 수 있을 때에 걷지 말며, 연줄을 이용할 수 있을 때는
절대 혼자의 힘으로 승진하려 하지 말라.
탁자위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구멍이 나있다. 어떤 것은 둥글고 어떤 것은 세모꼴이다. 이 구멍은 삶의 다양한 형태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당신은 자신에게 맞는 한 구멍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세모꼴의 사람이
정사각형 구멍으로 들어가고, 직사각형의 사람은 세모꼴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사무원과 사무실, 완성된 일과 그 일을 한 사람등이 아주 쉽게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 시드니 스미스 (윤리철학에 대한 스케치, 1850)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종 승진을 피하고, 발전의 어느 시점에서 상승하려는 욕망을 포기한 다음 '정지 상태'를
체화해야한다.
나는 이처럼 일부러 무능력을 내보이는 수많은 사례를 조사했다. 하지만 그 행동이 의식적인 계획의 결과인지
혹은 잠재적 동기에서 나온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가지는 명확했다. 이들은 너무 큰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승진을 공공연히 거절하지는 못하지만, 일부러 어리숙한 행동을 하여 승진을 피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양적 팽창만을 추구한다고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없다는 점에는 당신도 동의 할 것이다.
인간은 삶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즉 삶의 무능력을 피함으로써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의 처방은 경솔한 발전 대신에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능력 이상으로 올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든 높을수록 많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큰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다. ...
앞으로 닥쳐올 한계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구제하려면 인간은 어리석은 확장이 자신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목표를 차분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진정한 진보는 생존의 무능력 상태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달성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재평가하고
자신의 지능과 기술을 인류의 보존과 인간다운 특성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거대한 죽음의 덫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글쓴시간 : 200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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