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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러 수없이 돌아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누구를 뽑아야하나'라는 다소 행복한 고민을 하는 때가 되었다.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면접이 상당히 중요한 관문이겠지만, 직원을 뽑는 회사입장에서도 면접은
가장 중요한 검증단계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을 뽑는일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에 해가 되는 사람을 뽑을 경우 그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물론 그 일에 잘 맞는 사람을 뽑고 커가는 모습을 볼 때의 행복감 또한 상당하다.
외부업체와 계약을 체결할때보다 더 조심스럽고 더구나 예전 지원자로서의 기분이나 느낌을 알기 때문에 지원자들에게
우리 회사에 지원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정말이지 잘못 뽑으면 우리 모두가 죽게 된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기업 포함)간의 면접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또한 신입사원, 경력사원 면접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면접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어서 '이 사람이 같이 일할만한 사람인지', '이곳이 내가 일할만한 곳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전쟁터,
탐색장인 것을 감안할 때 몇가지 공통되는 원칙은 있다.
'면접 잘보는 방법'에 대해서 역으로 지원자의 관점이 아닌 면접관의 관점을 토대로 생각한다면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면접관에게 적대적으로 대하지는 말아라.ㅋ)
아무래도 경력사원의 경우 사회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반면에,
신입은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많이 보이기 때문에 신입사원 지원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같다.
<면접관들의 면접 보는 방법>
1. 지원자의 기본 정보 익히기
미리 접수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통해 개인신상정보와 지원자가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것들을 파악하게 된다.
특히, 지원 업무와 연관되는 활동에 대해서는 눈여겨 보게 된다.
취미 또는 가족관계 등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구직자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쓸때 '이런 취미를 그 회사에서 좋아할까'등의
쓸데없는 걱정에 파묻혀 있던 것을 생각하면 씁씁한 미소만 나온다.
2. 외모와 복장에서 느껴지는 첫인상 파악
무조건 잘생기고 예쁘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 물론 외모가 주무기로 필요한 업종들의 경우는 예외이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오히려 너무 외모가 뛰어나면 채용하지 않는다. 말그대로 얼굴이 밥먹여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깔끔하게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금새 티가 난다.
때와 장소에 맞게 외모와 복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3. 높임말을 사용하며 감정을 숨긴다.
대부분의 경우 면접관이 지원자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놀러온 것이나 아랫사람과 친분을 쌓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면접관은 높임말을 써야한다.
만일 면접관이 다짜고짜 반말을 해가며 이것 저것 물어본다면
지원자는 '그 회사의 수준이 이정도구나'라고 판단하면 될 것이다.
또한 면접관들은 감정을 왠만하면 숨긴다. 면접시 마음에 든다고 오버해서 말하려고 하지도 않고
(다른 더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음), 마음에 안든다고 '너 나가'라고 표현하지도 않는다.
구직자 또한 우리 회사를 찾아온 손님인데 접대를 그렇게 하는 곳은 아예 가지 않는 편이 낫다.
4. 차, 음료수를 제공한다.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곳은 사람 대접 받기 힘들다. 그런 곳은 인재채용의 중요성을 모르는 곳이니 위험하다.
5. 신입의 경우 사람됨됨이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다.
몇가지를 파악하려고 하는데 힘쓴다. 긍정적 사고방식, 타인을 인정하는 오픈마인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꿈),
건설적인 논리와 대화법 등이 있겠다. 몇분안에 이것들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조직과 잘 어울릴수 있고 비전을 공유할 만한 인재를 뽑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에 최대한 가까운 사람을 뽑게 된다.
요즘은 이런 내용을 지원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어서
'저는 긍정적이고 이해력이 뛰어나며 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술술술 잘한다.
하지만, 말로 표현한 것과 그 사람이 살아온 것을 이력서, 자기소개서로 맞춰보기만해도 금새 거짓말인지 아닌지 나타난다.
또한 회사는 놀러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6. 거짓말로 이야기 하는 것인지 실수를 했을때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파악한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게 된다. 질문을 계속 꼬리를 물고 깊숙히 파고 들면 금새 들통이 난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주인공처럼 완벽한 거짓말을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거짓말이 꼬이고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의 내용과 맞지 않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 꼴이다.
그리고 면접에는 모법답안이 없다. 왜냐하면 웅변이 아닌 인터랙티브한 대화이기 때문이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아무리 많이 준비한다고 해도 실제 면접관이 묻는 질문을 다 준비할 수 없다.
매 순간순간마다 아는 것은 아는대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말실수를 하였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넘어가면 된다.
계속 그 실수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자신의 다른 감정을 어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동안 면접관으로서 면접순서 보통 아래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였던 것 같다.
1. 첫인사와 오는길이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
- 사는 곳은 이력서에 나와 있기 때문에 이용한 교통수단이나 시간에 대해 묻는 것으로 부담없이 시작한다.
직장이 너무 멀면 구직자나 회사나 모두 힘들기 때문이다.
2. 면접관 소개
- 나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한다. 나는 면접을 우리 회사에 대한 홍보의 장이자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 회사의 투자자 또는 거래처로 생각을 한다.
그런 손님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러저러한 일을 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기본 예의이다.
3. 지원동기 질문
- 이건 보통 지원자들이 준비를 해온 멘트가 있기 마련이다. 머리속에 맴도는 것을 빨리 내뱉게 해야지
지원자도 그만큼 긴장을 풀고 면접에 임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4. 자신있는 경력 또는 활동 소개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중에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또한 여기에서 하게 될 업무에 대한 자세한 질문/답변 시간을 갖는다.
5. 회사에 대한 지식 질문
- 최소한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슨 회사이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에 대해 기본적인 질문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면접보러 온 지원자들이 의외로 많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하더라도 준비없는 인재는 의미가 없다.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데 다른 요소가 아무리 뛰어난 들 회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6. 회사에 대한 소개
- 아무래도 밖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현실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실질적인 설명을 해준다.
아무리 크고 멋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머리속으로 꿈꾸던 회사생활과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나중에 속았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설명해주는 것이 낫다.
이렇게 설명해줘도 막상 현실에 닥치지 않으면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7. 근무조건에 대한 설명
- 주 5일제인지, 연봉이나 복리후생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준다.
8. 개인사, 취미에 대한 이야기
- 괜찮다고 판단되는 지원자의 경우만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본다.
기존 조직원들과 잘 어울릴지에 대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9. 언제까지 연락을 주겠다고 마무리하며 인사
- 대기업들의 경우 아예 합격날짜를 공고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당장 1~2일 안에 결정이 나게 된다.
지원자들도 다른 곳을 알아보고 일정을 체크해야하기 때문에 나는 보통 '내일 오후 몇시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말을 지킨다.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빨리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온 생각임)
'왜 나같은 인재를 알아서 안모셔갈까?'
이렇게 바보같은 생각만하면서 이곳저곳 서류 접수하고 면접보러 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게임하고 친구들이랑 놀 시간에 미래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과 면접이라는 최종관문앞에서
자신있게 내 자신을 표현했으면 하는 후회가 남아 있다.
이와 같은 후회 없이 젊은 날을 멋지게 살아갈 후배들을 기다리며, 오늘도 이력서를 들춰본다.
젊은 그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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