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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이 부자를 만든다 - 박종하

by 202020 200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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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 피카소의 그림 가격
아름다운 여인이 파일의 카페에 앉아 있는 파블로 피카소에게 다가와 자신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적절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피카소는 몇 분 만에 여인의 모습을 스케치해 주었다. 그리고 50만 프랑(약 8천만원)을 요구했다. 여자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는데 불과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잖아요?”
피카소가 대답했다.
“천만에요. 나는 당신을 그리는데 40년이나 걸렸는걸요.”

<게임의 룰이 바뀔 때, 큰 기회가 온다>는 조지 소로스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자. 그의 말을 변화가 심하고, 게임의 룰이 자주 바뀌는 요즘 세상에 비춰보면, <게임의 룰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고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게임의 룰을 잘 파악하고 있나? 지금 우리 사회의 게임의 룰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먼저, 게임의 룰을 파악할 때에는 관찰을 하고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의 룰이 이렇게 되야 한다는 스스로의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자신의 기분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으로 잘못된 게임의 룰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은 매우 좋다.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잘못된 게임의 룰이나, 게임에서 불공정한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파울을 주거나, 퇴장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스스로의 기분이어서는 곤란하다.

자, 이제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의 룰을 하나씩 내놓아보자. 당신이 관찰하여 이해하고 있는 게임의 룰은 어떤 것이 있나?

먼저 내가 바라보는 요즘 세상의 게임의 룰을 하나 내놓겠다. 내가 관찰하고 이해한 게임의 룰은 노력의 가치보다는 판단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거다. 앞으로 그 차이는 더욱 더 많이 날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력한 시간에 비례하여 돈을 번다. 그러나, 노력이나 시간을 돈과 바꿔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불로소득이 부자를 만든다는 말은 근로에 의한 소득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진짜 부자가 되는 것은 근로에 의한 소득이 아닌, 다시 말해서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닌 판단이나 모험에 대한 보상으로 얻어진다는 거다. 노력은 기본이고, 거기에 또 다른 것을 첨가해야 부자가 된다는 거다. 그게 부자가 되는 게임의 룰이다.

앞의 이야기 1은 <미래의 부>라는 책에서 요즘 세상의 가치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를 소개한 이야기다. 전통적인 가격의 결정은 원재료 값에 노동력의 가치를 더하고, 이익을 더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요즘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행해지며, 전혀 다른 게임의 룰이 적용되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CD의 가격을 생각해보자.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판매하는 소프트웨어의 첫 번째 CD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우리 돈으로 몇 천억의 돈이 들어간다. 때로는 더 큰 돈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두 번째 CD부터는 그것이 만들어지는 가격은 100원이 약간 넘는 돈이 들어간다. 그럼, 그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얼마여야 할까? 당신은 어떻게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예전에 마르크스는 노동 가치설을 주장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느 무인도에 두 명이 물고기를 잡으며 살았다. 두 명은 하루 종일 일해서 물고기를 각각 한 마리씩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중 한 명이 물고기를 잡지 않고, 그물을 만들었다. 그물의 위력은 대단했다. 맨 손으로는 하루에 한 마리의 물고기 밖에 잡지 못했지만, 그물을 이용하니까, 하루에 4마리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그물을 만든 사람은 다른 한 명에게 그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 대가로 그는 매일 2마리의 물고기를 요구했다.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면 한 마리의 물고기 밖에 못 잡던 사람이 그물을 이용하여 4마리의 물고기를 잡았다. 그리고, 그 중 2마리를 그물 사용료로 내고도 2마리가 남는다. 물론, 그물을 만든 사람은 그날 이후로 계속 놀면서도 항상 2마리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마르크스는 그물의 사용료로 매일 2마리의 물고기를 주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의 가치를 기준으로 그물을 만든 하루의 노동가치만큼의 물고기를 첫날 주고 나서 그물을 언제나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노동의 가치를 기준으로 그물을 만든 사람에게 그물을 만든 하루의 일당만큼의 물고기를 주는 것으로 그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피카소는 5분 동안 스케치했으므로 그는 5분의 인건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을 터이다.

나는 복잡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물론, 철학적인 이야기를 잘 알지도 못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게임의 룰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찰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의 룰을 잘 파악하여 남보다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싶은 사람은 게임의 룰을 잘 관찰하고, 그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진리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생각이 게임의 룰이라고 잘못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게임의 룰은 객관적인 것이다.

이제 다시 부자가 되는 게임의 룰을 생각해보자. 불로소득이 부자를 만든다고 했다. 먼저, 사실에 근거하여 관찰을 해보자. 당신 주변의 부자 부모를 둔 친구들을 보라. 집이 부자인 개똥이나, 칠득이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 그 친구들의 집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아빠의 월급이 많아서 그들의 집이 부자가 되었나? 아니면, 엄마가 이사를 잘 다녀서 부자가 되었나? 혹은, 이미 부자가 된 친구들이 있으면 그 친구들이 부자가 된 경로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제, 당신이 관찰한 것을 이해해보자. 당신이 관찰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나름대로 정리해보라. 내가 이해한 것은 부자가 되는 것은 노력에 대한 보상에, 판단이나 모험에 대한 보상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력은 기본이다. 그러나, 노력의 정도 차에 따라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력은 기본이고, 거기에 판단과 모험의 요소가 없다면 결코 부자는 될 수 없다. 우리는 모든 것을 노력의 가치로 생각하기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그것만이 정의이고 진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의 가치가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노력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또 다른 가치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될 것 같다.

예전에 먹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과 먹지 않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보자. 그 때의 사람들은 먹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이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들은 당연히 이렇게 생각했다.
<어떻게 먹지 않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이 먹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나? 그런 세상은 불공평한 세상이고, 정의가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먹는 것을 생산하는 농촌의 사람들보다, 도시의 사람들이 더 많은 부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정의가 죽은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또,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과 서비스를 하는 사람을 비교해보자. 예전에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이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했을 거다. 그들 역시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

어쩌면 근로에 의한 소득보다는 불로소득이 부자를 만든다는 말이 당신 기분에 무척 거슬릴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러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이 도덕을 버리고, 죄를 지으란 말은 결코 아니다. 불로소득에 관심을 가지란 말은, 노력의 가치를 무시하는 말이 아니다. 반대로, 모험에 대한 대가를 그만큼 높이 평가하자는 말이다.

불로소득이 부자를 만든다는 말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불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돈을 단순히 모아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버는 돈이 늘어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불리는 돈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위험이 따르고 판단이 필요하다. 때로는 있는 돈을 금방 다 날리기도 한다. 그래서 판단의 가치나 모험의 가치가 노력의 가치보다 더 큰 보상을 받는 것이다.

입력 2003-11-21 오전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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