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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Hobby/책. Book & Writing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

by 202020 2009.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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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소유의 종말
지은이 :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옮긴이 : 이희재
출판사 : 민음사

나는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창문을 굳게 닫아놓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온 세계에서 불어오는 문화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밖에서 불어온 문화에 덩달아 휩쓸려 가지는 않겠다. - 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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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 제의, 예술, 축제, 사회운동, 영성 수련과 공동체 활동, 시민적 참여를
개인적 오락으로 유료화하는 것이다. 놀이의 내용과 접속권을 놓고 문화 영역과 상업 영역은 앞으로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것이다.

전기가 바꾸어놓을 세상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던 미국의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은 1851년에 이런 글을 썼다.
'전기 덕분에 물질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신경이 되어 순식간에 수천 마일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이 ... 사실인가?
그렇다면 둥그런 지구는 지성으로 가득찬 거대한 머리요 뇌란 소리! 아니, 지구 자체가 사고,
그야말로 오로지 사고일 뿐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실체가 더 이상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호손의 상상은 극소 전자공학, 컴퓨터, 원격통신이 단일한 통합 통신망, 세계 전체를 감싸는
일종의 글로벌 신경제로 통합되면서 현실이 되었다.

한 제품의 정보 집약도가 크면 클수록 그 제품을 갈아치우기가 쉽고 그럴 필요성 또한 커진다.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문화 산업이 재화로 쌓아두고 거래하는 것은, 현실을 모방한 세계와 의식을 고양시키는 세계로 잠시 접속할 수 있는 권리이다.
물건과 서비스를 상품화하던 것에서 경험 자체를 상품화하는 단계로 변모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이것은 더없이 이상적인 모델이다.

새로운 상행위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바로 나이키이다. 나이키는 내용으로 보아도 그렇고 추구하는 바도 그렇고
이제는 가상 회사가 되어버렸다. 일반인들은 나이키를 운동화 제조업체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나이키는
정교한 마케팅의 원리와 유통망을 갖춘 연구 디자인실이라고 보아야 옳다.
나이키는 내세울 만한 공장도, 기계도, 설비도, 부동산도 없다.
대신에 나이키는 동남 아시아에 광범위한 공급업자들의 망 - 나이키는 이들을 '생산 협력업체'라고 부른다 - 을 구축하여
본사에서 디자인한 수백 종의 운동화와 각종 운동 장비를 이들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나이키는 광고와 마케팅 업무도 과감히 아웃소싱했다. 사실 1990년대에 들어와 나이키의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웨이든 앤드 케네디 사의 혁신적 광고 전략에 적지않이 힘입었다.

부동산, 화학, 철강 회사처럼 고정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돈벌이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현존하는 종자에 남김없이 특허를 냄으로써 생명과학 기업은 세계 농업 생산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들은 공급자가 되고 전세계의 농민은 사용자가 되어 해마다 파종 시기가 돌아오면 씨앗에 대한 접속권을 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체험의 생산자가 경제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중요한 축을 떠맡게 된다. - 엘빈 토플러

20세기 말, 미국을 이끌어가는 사업은 더 이상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오락이다.
이제 오락 산업은 과거에 국방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첨단 기술의 원동력이 되었다.

만일 의사가 환자의 감정적 요구를 평가하여 그 요구에 명쾌하고 효과적으로 부응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감정적 요구에 유효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연기 과목을 의대 수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짜 체험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현실의 자연 세계로 모험을 떠나겠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디즈니월드 안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야생의 왕국에서 동물을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그들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공연을 선호한다. 그쪽이 현실보다 오히려 생생하다.
야생의 왕국에는 도처에서 놀라운 볼거리가 튀어나온다. 반면에 현실의 자연에서 그런 볼거리와 맞닥뜨리려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어떨 때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날 때도 있다. 문화 상품은 체험에 흥분을 불어넣는다.

요즘 사람은 텔레비전에 나온 사건만을 '진짜'로 여기며 그렇지 않은 것은 신빙성을 의심한다.
요즘 사람은 개인적 구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는다. 흘러간 황금 시대를 되찾으려는 열망 같은 것은 더더욱 상상도 못한다.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일신이 편안하고 건강하며 육체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 혹은 그런 유의 일시적 환상뿐이다. 순간을 위해서 살아가려는 열정이 사람을 지배한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서 살지 선조나 후손을 위해 살지 않는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정말로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알짜 재산은 방송 주파수, 광섬유 케이블, 통신 위성, 통신 채널을
구성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 생명줄로 흘러다니는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인이 화장품 구입에 쓰는 돈(연간 80억달러)과 유럽인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데 쓰는 돈(연간 110억달러)은
학교 교육을 못 받고 공동 화장실을 쓰면서 살아야 하는 세계 20억 명의 인구에게 기본 교육, 깨끗한 물, 위생 시설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돈보다도 많은 액수이다.

지은이 리프킨의 혜안은 열성과 부지런함에서 나온다. 이 책을 쓰는 데 꼬박 6년이 걸렸다. 350권의 책과 1천여 편의 논문, 5만장의 색인 카드와 약 2천 개의 주석이 동원되었다. 

글쓴시간 : 02/03/21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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