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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Hobby/골프. Golf

골프 좋은 글(펌) - 좋은 스승과 함께 골프를...

by 202020 201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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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올리는날 91타를 친 남자 공치다 생긴일

2004/08/27 17:35

복사 http://blog.naver.com/cybelecom/140005303544

vito님의 글을 발췌한 것 입니다.

 

배우고 반성해야할 것도 많고, 특히 앞으로 하지 말아야할 행동들이 무언지 깨닫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참고로 글에 등장하는 송재범 프로는 KPGA소속의 플레잉프로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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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 즈음에 골프를 시작했다.
연습장 프로에게 10일 정도 레슨을 받고 처음 필드에 나가 135개를 쳤다.
레슨과 연습장을 무시하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일년 반을 라운드 했지만 백 파를 하지 못했고 핸디캡은 35정도였다.
지금으로 따지면 골프지진아인 셈이다.

선후배와 시작한 골프는 바로 도박성 내기골프로 이어졌다.
비슷한 스코어와 공평한 운이 작용하면서 내기 액수는 경기과에서 특별하게 관리 할 만큼 커졌다.
캐디들은 우릴 보면 배시시 웃곤 했다.
시인이 창가에서 시상에 잠기면 옆집 아줌마는 자기를 짝사랑한다고 굳게 믿듯,
우린 오빠들이 멋있기 때문에 캐디가 웃는다고 믿었다.

130개를 치면서 도박에 열중하는 어리석은 골퍼를 비웃었다는 것은 한참 후에 깨달았다. 남자의 성기와 도박은 만지면 커진다.
이런 불변의 진리처럼 내기골프의 결과는 공평하게 처절하고 잔인했다.

일년 반 이상을 필드에서 살았고 많은 투자를 했지만
실력은 갓 배운 초보자에 지나지 않았고
물과 모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거듭되는 쪼루와 뒷 땅을 치면서 네 명의 인생도 다양한 각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한 선배의 사업체가 부도가 나며 수감되었고
후배가 회사를 그만 두며 내기는 일단락 되었다.

지금은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은 이야기다.
이제는 세월과 함께 슬픔의 모서리도 많이 무뎌졌지만 새로 시작하는 골퍼를 보면 그 때 2년 간의 세월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인간의 모든 번뇌는 기억력 때문이다.
영역 밖의 일이지만 기억된 뇌를 면도날로 도려내고 싶은 적도 많았다.

내기골프와 어리석음으로 보낸 이년 동안 두 가지를 배웠다.
똑 같은 핸디캡의 동료말고는 고수와 쳐 본적도 없고 연습장도 레슨도 받지 않았기에 모두 경험으로 터득한 것들이다.
<내기의 결과에 깨끗하게 순응하면 이길 기회가 온다.>
<골프에서 이성을 잃기는 쉽지만 한번 이성을 잃으면 절대로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매너 좋게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면 출혈도 적어지고 신사가 된다.
하지만 욕심과 미련에 휘말리면 마지막 홀까지 집요하게 배 판에 배 판을 부르는 치졸한 골퍼가 된다.
그런 골퍼에겐 내일이 없고 모레는 더욱 더 없다.
거짓말쟁이에게 주어지는 최대의 벌은 그가 진실을 말할 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골프에서의 매너도 비슷하다.
이기면 헤헤거리고 지면 시무룩하게 캐디를 탓하거나 불평하는 골퍼에겐
동반자도 없고 친구도 없다.
두 달 전에 절친한 친구가 골프를 새로 시작하면서 물었다.

"골프를 가장 빨리 진보할 수 있는 지름길을 가르쳐 줘."
나는 망설임 없이 "좋은 사부를 만나야 하고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지."하고 대답했다.

"교야 그럼 골프는 무엇이라고 생각해.?"
"골프는 편하게 살 사람들이 자기 돈 써가며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 같은 거야,
사랑을 주면 사랑이 돌아오고 미움을 주면 미움이 돌아오는 것 그게 골프야.
골프는 상당 부분 여자와 비슷해, 깃대가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친구는 티브이 중계에서 오비라는 말을 들었는지 오비가 뭐냐고도 물었다.
"오비는 바람난 여자 같은 거야. 찾으면 속상하고 대부분 찾을 수 없는 곳에 날아 간 공이 오비인데 투 벌타가 아닌 , "잊어야 하는 것", 그것이 오비에 대한 진정한 정의야."

골퍼에게 가장 큰 불행은 자신을 과신하는 것이다.
실력을 과신하면 그 때부터 자학과 고통이 시작된다.
자신의 능력과 핸디캡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골프보다 재미있고 매력적인 운동은 없다.
친구에게 건강한 몸으로 동반자와 페어웨이를 거니는 것 자체가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임을 누누이 이해시켰다.

7년 전에 몇 번 연습장을 다니다가 재미없다고
당시 구입한 클럽을 장인에게 주고 포기한 친구인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골프는 합리적으로 진화한 신체 구조와 대부분 반대로 가는 운동이다.
공을 가격하면서 척추와 머리를 고정시켜라,
이런 것들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사고인가.
친구에게 골프가 가지는 모순과 불합리성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

유비는 제갈량을 만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지만
친구와 나는 좋은 사부를 구하기 위해 십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풀 시드를 가진 투어프로인데 시드를 포기하고 학생들만 가르치는 송재범 프로에게 한달을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도 일반인은 레슨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꺽지 않았다.

한달 후에 송재범 프로는 시간을 정해줬고
친구는 매일 5박스 이상의 공을 쳤고 때론 7박스를 쳤다.
아이들 때문에 항상 연습장에 있는 프로는 친구에게 하루에 한시간 때론 두시간씩 체계적으로 스윙의 기초를 만들었다.
무더운 여름날 얼굴에서 땀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티셔츠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도록 친구는 배움에 열중했다.

송프로는 4분의3(쓰리쿼터)의 간결하고 작은 스윙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왼쪽 어깨는 충분하게 오른 무릎까지 회전하되 테이크 백의 높이를 낮추고 피니쉬를 생략한 타이거우즈 스타일의 샷을 만들어 갔다.
코킹을 무릎까지 끌어오는 레이트 히팅의 방법으로 친구는 한달 만에 7번 아이언으로 150미터를 날리곤 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빨리 회전하기 위해선
양손을 몸에 밀착시키지만 정지하기 위해선 양팔을 밖으로 벌린다.
불필요한 동작이 없는 간결한 바디 턴 스윙은 친구의 헤드 스피드를 늘렸고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 줬다.
레슨의 요결은 "좋은 그립과 어드레스," "피니쉬를 생략한 간결한 쓰리쿼터 스윙," "왼쪽 어깨를 충분하게 회전한 좋은 궤도를 가진 강한 임팩트의 창조"였다.

그립이 나쁘면 장갑이 쉽게 찢어지고
임팩트에서 오른손의 힘이 과도하게 사용된다.
나쁜 그립은 임팩트 순간에 인체의 다른 감각 기관이 감지하여 오른손을 지배하게 만드는 것이다.
처음 한달 간 송재범 프로는 매샷 마다 친구의 그립과 임팩트 순간의 동작을 집중적으로 만들었다.
잭니클스라우스는 골프에서 그립과 어드레스, 에이밍이 90프로이고 10프로는 휘두르는 것이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골프에는 세 가지의 S가 중요하다.
스코어, 스윙, 샷인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이 직접 공을 가격하는 샷이고 그 담에 스윙을 만들고 스코어를 줄여야 한다.
아름답고 우아한 스윙이 아름다운 샷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친구는 두 달만에 정확한 테이크 백과 탑은
좋은 임팩트를 만든다는 것을 인지했고 필드로 갔다.

기대감에 설레는 친구에게 차안에서 몇 가지를 주문했다.

"공이 러프나 산으로 가면 버려라.
찾느라 시간과 체력이 소진되면 즐거움도 소진된다."

"캐디에게 겸손해라,
우리가 잘난 척 하느라 시간 보내기에는 인생은 그다지 길지 않다."

"아무리 혹독한 결과가 와도 즐겨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이 최선 아닌가."

"혹시 친절한 캐디를 만나면
"님은 어릴 때도 그렇게 예뻤나요.?"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송재범 프로와 첫 싱글을 했던 테디베어, 우리 넷이 티 박스에 섰다.
암스트롱이 우주선에서 지구는 푸르고 아름답다라고 했던가, 늦여름의 페어웨이는 지구 밖에서 보지 않아도 아름다움을 느낄 만큼 푸르고 매력적이었다.
친구는 첫 드라이버부터 쭉빵이었다.
테디와 함께 한번은 무너질 거야 하면서 지켜보았지만 그는 18홀 내내 아이언과 드라이버, 우드를 한번도 뒷 땅을 치거나 쪼루를 내지 않았다.

버디를 한 개 잡으며 91타를 쳤는데 더욱 경이로운 것은
3퍼팅 5개와 4퍼팅 한 개를 한 스코어란 것이다.
퍼팅을 잘 했다면 85타를 칠 수도 있었다.
친구는 벙커에 한번 굿 샷으로 워터해저드에 두 번 빠진 것이 미스 샷의 전부였다.

퍼팅이 문제였는데 10미터 퍼팅을 2미터 보내고 다시 치면 15미터를 가는 실수를 여러 번 했다. 어프로치를 그린 밖으로 몇 번 넘겼지만 일반적인 샷은 놀라울 만큼 완벽했다.

프로가 매샷 마다 아이언과 우드를 정해줬고 에이밍도 도와줬지만
첫 라운드에 다 세고 91타는 10년을 골프하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결국은 쓰리 쿼터로 간결한 스윙을 배운 레슨의 위력이었다.
정확한 그립과 간결한 바디턴 스윙은 코킹을 오른쪽 무릎까지 가져오는 레이트 히팅을 가능하게 했다.
늦은 가격은 불필요한 힘의 낭비를 철저하게 없애고 마지막 순간에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 준다.

송재범 프로는 연습장에서 부드러움이 아닌 "강하게 더 강하게"를 주문하고 고집했다.
대부분 초보는 연습장에선 부드럽게 치지만 필드에선 힘이 들어가 스윙이 빨라진다.
그 사이의 갭을 "강하게 더 강하게."가 상쇄시킨 것이다.
골프에서 힘을 빼고 치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힘을 빼고 샷을 하면 어찌 공이 날아가겠는가.

어느 곳에 힘을 가하고 어느 곳에 힘을 빼야 하는 차이점은 있겠지만
강하고 거칠게 임팩트 할 때 비로소 사용하는 힘과 사용하지 말아야 할 힘의 차이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레슨이었다.
친구는 연습장에서 강하고 터프하게 쳤지만 필드에선 부드러운 임팩트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라운드 하는 동안 경지에 오른 프로는 역시 아름답다는 것도 느꼈다.
프로는 친구친구의 샷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조언하면서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68타를 쳤다.
깊은 물은 소리내어 흐르지 않는다.
하수와 라운드 하느라 리듬이 무너져 망했다는 싱글골퍼의 푸념은 초라한 독백인 경우가 많다.

친구의 91타를 보면서 좋은 사부는 골퍼에게 최고의 선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미스 샷을 하면 땅을 보고 위축되어 걷지 말고 그린을 보면서 당당하게 걸어라."
"부드럽지 못한 퍼팅과 어프로치는 골프 신(神)이 용서하지 않아.
섹스에 실패한 남자는 용서받아도 애무에 실패한 남자는 결코 걸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는 진리와 일맥상통하는지."

페어웨이에서 절망할 친구를 위해 미리 준비한 말이지만
난 지금까지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친구는 계속 되는 패배를 통해 결국엔 이기는 방법을 배울 것이고 한 타의 소중함을 깨달을 것이다. 나도 한 때는 내기 없는 골프는 허망한 산보이자 피곤한 작대기 질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노력한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은 보았어도
노력한 골프에서 실패한 골퍼는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골프를 잘 치고 싶은가?
매우 쉽고 간단하다.
좋은 사부를 만나 레슨을 받고 연습하면 된다.
매너와 에티켓을 세포에 각인하고 라운드 하면 멋진 골퍼가 될 수도 있다.

친구에게 좋은 사부가 있듯이
당금 강호의 최고수 타이거우즈에겐 부치 하먼이란 스승이 있다.

당신에겐 어떤 스승이 있는가?
신이 창조한 인간의 몸은 좌우대칭이고
골프 공 또한 좌우대칭이다.
결국, 인생과 골프는 균형이다.

당신이 좋은 골퍼라면 당신에게 좋은 스승이 있어야 한다.
이것 또한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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