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골프
조셉 패런트 지음 / 강주헌 옮김
27
벤호건은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추앙을 받았다. 그는 역사상 가장 정확한 스윙을 구사한 골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잠시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연습을 즐겼다. 연습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는 평생 동안 초심자의 자세를 잃지 않았던 것이다.
28
‘골프는 누군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누구든 끝없이 배워 나아가야 하는 멘탈게임이다’라는 말이 있다. 훌륭한 선생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배우려는 학생의 열의와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34
기준 타수는 그 이하로 18홀을 마칠 수 있는 골퍼는 1퍼센트 미만이다. 따라서 파로 18홀을 마친다는 것은 대부분의 골퍼에게 거의 비현실적인 꿈이나 다름없다. 달리 말하면, 스코어 카드에 파를 기록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대부분의 골퍼를 실패로 몰아가는 원인이다.
41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주변의 널찍한 공간과 함께 호흡하라. 고개를 들고 세상을 최대한 크게 보라. 지형을 살피고, 그린에서 45미터쯤 떨어진 곳에서부터 퍼팅 선을 읽기 시작하라. 요컨대 넓은 시야를 가져라.
43
홀컵밖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홀컵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홀컵이 우리 세계의 경계가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공을 홀컵 너머로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퍼팅은 무의식적으로 홀컵에 못 미치게 된다.
45
게임을 잘 풀어 나가면서도 곧잘 ‘그래, 지금까지는 잘해 왔어. 하지만 다음 홀에서는 망칠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며 미리 걱정한다. 이런 생각이 믿음으로 변하면 힘을 얻는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혹을 낳고 불안감을 부풀린다. 따라서 스윙이 방해 받고 샷이 실수로 연결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정신을 짓누르면서 게임을 망치고 결국 막연한 생각이 현실로 되는 것이다.
47
생각은 정신이라는 커다란 하늘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작은 구름에 불과하다. … 골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생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생각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운드가 끝나 갈 즈음, 연못 너머의 그린에 곧바로 공을 올려놓고 싶은 생각이 당신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위험한 만큼 보상도 클 것이라는 유혹이 당신을 사로잡는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면 한 걸음쯤 뒤로 물러서서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시간을 가져라.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자칫하면 게임에서 승리할 기회를 날려 버릴지도 모른다.
55
절대적인 자신감은 우리로 하여금 순간적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넓은 안목으로 사태를 파악하게 해 준다. 안목을 크고 넓게 가질수록 골프 코스에서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기복을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가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유머 감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공의 기쁨도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성공의 짜릿함을 겸손한 자세로 자제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 자신감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상황, 어떤 순간에서나 두려움이 없이 지낼 수 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겠는가!
58
예를 들어 보자. 샷의 결과가 나빴을 때 당신은 곧바로 스윙을 점검하며 교정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음 샷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두 번째 샷 또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면 당신은 교정한 스윙을 다시 교정하려 한다.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때 정신은 바삭대는 크래커처럼 변해서, 손에 쥔 클럽이 낯설게 느껴지고 어떻게 스윙해야 할지조차 난감해한다. 이런 식으로 16번이나 17번 홀까지 가게 되면 결국 만사를 포기하고 클럽을 아무렇게나 휘둘러 댄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스윙이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스윙을 다시 찾아낸 것이다. 그렇다, 당신은 원래의 스윙을 잊은 것이 아니다. …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스윙을 하더라도 자책하면서 스윙을 교정하려 하지 말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스윙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라. 대부분의 경우, 샷을 준비하는 자세에 방해의 원인이 있다. 따라서 결론은 간단하다. 당신의 스윙을 바꾸지 말라. 대신 정신을 바꿔라!
63
준비는 머리말에서 설명했던 PAR어프로치(P:Preparation, A:Action, R:Response)의 첫 단계이다.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3C, 즉 뚜렷한 목표(Clarity)와 전념(Commitment) 그리고 평정심(Composure)이다. 뚜렷한 목표란 샷에 대한 분명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 보는 것이다. 달리 말하며, 타깃과 그 타깃을 향해 날아가는 공의 궤적이다. 전념은 비판과 의혹, 망설임을 떨쳐 내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평정심은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는 힘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여유 있게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다. 3C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 때, 당신은 3C가 결합되어 가장 중요한 C, 즉 자신감(Confidence)를 얻게 될 것이다.
64
핸디캡이 높은 골퍼들은 스윙의 목적을 ‘공을 타깃까지 보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공을 맞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윙을 연습할 때는 그럴 듯하게 해내면서도 정작 필드에서는 나무를 찍어 내듯 공을 맞추기에 급급하다.
65
최고의 타깃은 당신이 공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최선의 의도는 자신의 스윙을 믿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한결 부담 없는 스윙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물론, 골프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66
나는 시각화란 단어보다 이미지라는 단어를 더 즐겨 사용한다. 이미지는 시각적 표현만이 아니라 느낌과 소리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단어기 때문이다. … 그런데 사람들은 시각화를 대단한 능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영화처럼 선명하게 마음속에 그려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이 마음의 눈으로 경험하는 것이 바로 시각화라고 생각하면 충분하다.
72
골프에서 샷을 준비할 때 감각 인식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스윙과 타깃을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또한 몸의 감각이나 느낌으로 최대한 생생하게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마음속에 생생하게 그려 낼 때 몸이 의도에 따라 빈틈없이 움직이면서 쓸데없는 생각이 사라진다.
77
역사상 퍼팅을 가장 잘한 골퍼로 평가받는 바비 로크는 이런 말을 했다. ‘퍼팅을 할 때 한 줌의 의혹이라도 있으면 거의 언제나 실패합니다’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너무 강하게 쳐서 공이 경사면을 넘어 홀컵을 지나치거나 아니면 너무 약하게 쳐서 공이 홀컵을 훨씬 못 미치게 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두 가지 정신이 뒤죽박죽 섞여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계획을 세우는 의식 세계, 즉 생각하는 정신이고, 다른 하나는 몸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무의식의 세계, 즉 직관적인 정신이다. 계획을 세우는 정신은 몸에 메시지를 보내 행동의 이미지까지 전달한다. 그러나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몸을 조정하는 정신은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어떻게 움직이겠는가? 몸은 두 가지 메시지를 결합시키는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서,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메시지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81
골프는 확률 게임이다. 따라서 자신의 실수에 대해 너그러워야 한다. 벤 호건조차도 한 라운드에서 자신의 뜻대로 해낸 샷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85
기수는 마음속으로 울타리를 먼저 넘는다. 까다로운 샷에 맞닥뜨려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 샷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 있게 샷에 임해야 한다. 똑바로 서서 샷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전념하지 못하면 샷은 십중팔구 실수한다. 당신의 모든 것을 샷에 쏟아 부어라. – 데비 매시
88
‘어쨌든 샷’을 피하기 위한 첫걸음은 언제 이런 샷을 하는가를 아는 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골프 카트를 사용할 때다. … 클럽 선택이 잘못된 것을 그때서야 깨닫는다. 하지만 카트로 돌아가서 클럽을 바꾸는 것이 귀찮다. 그래서 ‘어쨌든 이 클럽으로 끝내야지’라고 생각해 버린다. 두번째 유형은 ‘클럽의 선택’에 있다. 예컨대 7번 아이언을 사용하기엔 조금 멀고 6번 아이언을 사용하기엔 짧은 거리라고 해보자. 7번 아이언을 선택한다면 약간 못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당신 뇌리에 스친다. 반대로 6번 아이언을 손에 쥔다면 목표 지점을 훌쩍 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당신을 짓누른다. 이때 분명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어쨌든 샷’이 될 수밖에 없다. … 또한 스윙을 위한 완전한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샷도 ‘어쨌든 샷’이다. … 어드레스의 순간에도 ‘어쨌든 샷’이 있다. 공에 너무 가까이 붙었거나 아니면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닐까? 발의 위치에서 공이 너무 앞에 있다는 느낌, 반대로 너무 뒤에 있다는 느낌일 수도 있다. … 어떤 경우라도 당신이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샷을 한다면 그 샷은 ‘어쨌든 샷’이다.
99
직관을 믿어라. 정신과 몸에 편안하게 느껴지는 클럽을 선택하라.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산만해지고 서두르는 경우가 있다. 앞선 그룹이 늦장을 부리거나, 당신이 속한 그룹의 누군가가 늦장을 부릴 때도 당신 책임처럼 느껴지는가? 이런 상황은 당신이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다.
108
공에 다가서기 전에 호흡을 완벽히 조절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샷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숨을 완전히 내뱉지 않은 상태에서 공에 다가선다면, 한마디로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서두른다면, 백스윙에서 다운스윙까지의 과정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109
우리는 깨어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자각’은 선천적 능력으로, 우리가 언제나 ‘깨어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119
그들은 정신을 공백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에게 의식이 있는 한 이런 목표는 불가능하다. 정신은 당신이 인식하고 자각한 것의 내용물로 언제나 가득 채워져 있다. 그 내용물 중에는 당연히 생각도 포함된다. 따라서 자각력 계발 수련은 생각과 정신의 성격을 올바르게 이해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네 생각은 네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생각을 훨씬 편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생각이나 잡념을 떨쳐 내려 애쓰지 말고, 그저 호흡과 정신을 일체시키는 데 관심을 돌려라. 숨을 내쉴 때마다 정신과 호흡을 결합시키면서 당신 앞의 공간으로 정신을 내보내라.
123
PAR어프로치의 두 번째 단계는 액션(Action)이다. 액션에 필요한 최적의 정신 상태는 자신감과 집중력이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몸과 정신이다. 이런 정신 상태에 이를 때 당신은 쓸데없는 분석에서 비롯되는 잡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샷을 할 수 있다. 샷의 결정권을 ‘생각’이 아니라 당신 몸을 지배하는 ‘직관’에게 넘겨 줘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당신의 스윙을 믿어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과정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그럼 결과는 좋을 수 밖에 없다.
135
퍼팅을 실수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신 몸은 퍼팅그린에 있지만 정신은 뒤 그룹이 서성대는 페어웨이에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몸과 같은 곳에 있지 않을 때, 즉 당신 몸과 함께하지 않을 때, 몸과 정신이 어떻게 하나로 결합될 수 있겠는가? 골프 코스에서의 스윙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
139
이처럼 샷의 방법에 대한 계획을 바꿔야 할 상황이 닥치면, 생각에 그치지 말고 실행에 옮기는 편이 훨씬 낫다. 이렇게 계획을 바꿀 때는 반드시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정신이 새로운 계획에 적응하며 편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 계획에 대한 부질없는 생각을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새로운 계획에 철저하게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 정신이 계획을 바꾸면 몸이 그에 따라 움직일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적어도 십 초의 여유가 필요하다.
141
스윙하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잊어라.
146
상황을 분석하고 계산해서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데는 ‘생각하는 정신’이 필수다. 하지만 샷을 할 시간이 다가오면 ‘생각하는 정신’에서 벗어나 ‘직관적인 정신’에 몸을 맡길 필요가 있다. 공이 타깃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리면서 ‘직관적인 정신’에게 주도권을 넘겨야 한다. 따라서 골프에서 최고의 원칙은 ‘머리로 계획하고 가슴으로 경기하라!’다.
151
서명을 할 때와 비교할 때 긴장되고 부담스럽지 않았는가? 연필을 더 세게 쥐지는 않았는가? 대부분의 사람이 들쭉날쭉하고 고르지 않은 선을 그렸을 것이다. 첫 번째 서명과 그 서명을 따라 그은 선 중에서, 골프 스윙이 어떤 것과 닮아야 하겠는가? 실수하지 않으려고 조심할 때보다 그냥 서명할 때 선이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보이기 마련이다. 근육 운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려 할 때, 자연스런 흐름이 경색된다.
156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누구도 두려움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두려움을 부인하는 것은 거짓된 자신감일 뿐이다. 따라서 두려움을 없애려고 몸부림치기보다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낫다. 두려움의 극복이야말로 진정한 용기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이겨 내기 위한 첫걸음은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인식하고 인정할 때, 두려움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대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159
우리는 골프 스윙에 필요한 움직임을 의식하고, 그 움직임이 목적에 맞아떨어지는지를 의식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연습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피드백과 반복을 통해 몸에 각인시킴으로써 버릇처럼 되어야 한다. 필드에서 스윙을 할 때 최선책은 우리 몸(직관적인 정신)이 연습한 대로 해낼 것이라 믿는 것이다. 스윙의 방법을 생각하거나 몸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몸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려 보는 거이다. 따라서 골프를 칠 때, 당신이 공을 날려 보내고 싶은 곳을 정확하고 뚜렷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신 몸이 그렇게 해내리라 굳게 믿어라.
160
물론 학생들은 공을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대개가 ‘그냥 던졌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묻는다. ‘거리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 팔을 뒤로 얼마나 뻗어야 하고, 언제 팔을 풀어 주며, 손목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았군요?’ 모두가 낄낄대고 웃는다. 하기야 공을 던지면서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결론은 간단하다.
162
대부분의 골퍼가 ‘믿음’이란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스윙을 믿는다는 것은 완벽하게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다. 로봇이 아니다. 따라서 언제나 똑 같은 스윙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가 스윙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스윙이 서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서명처럼 무엇인가에 방해받지 않는 한 규칙적이고 인식 가능한 궤적을 따르기 때문이다.
166
흙탕물로 가득한 잔을 휘저으면 더 뿌옇게 변할 뿐이다. 하지만 가만히 놓아두면 흙이 바닥에 가라앉아 맑은 물로 변해간다.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과 실랑이하면 생각은 더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생각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고 널찍한 의식의 공간에서 제멋대로 날뛰도록 내버려 두네 채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은 제풀에 지쳐 사그라지고 정신이 맑아질 것이다.
168
퍼팅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상금이 수천달러나 차이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결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믿기란 어렵다. 결국 개의치 않는다는 것은 평소의 스윙이나 퍼팅에 집중하면서,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자연스레 스트로크 하는데 집중한다는 뜻이다. 이런 두 가지 의미를 혼돈하고 있기 때문에 골퍼들은 결과에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이처럼 결과에 개의치 않는 체하다가 부주의해지기 십상이다.
171
PGA투어 골퍼로 명성이 높았던 피터 제이콥슨은 토너먼트 대회의 마지막 홀에서 퍼팅을 실수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퍼팅을 잘못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퍼팅을 제대로 했습니다. 단지 공이 홀컵을 빗나갔을 뿐이지요.”라고 대답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도 퍼팅 자체와 퍼팅의 결과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퍼팅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해서 먼저 퍼팅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 퍼팅을 위한 최적의 선을 당신의 능력에 맞게 선택하라.
2. 당신에게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속도를 결정하라.
3. 최선을 다해 스트로크 하라.
173
그럼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난걸세. 퍼팅의 성공 여부는 공과 잔디 그리고 홀컵이 결정할 문제라고. 그래도 자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때 성공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177
퍼팅 선을 읽는 최선의 방법은 홀컵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홀컵 주변을 꼼꼼이 살펴라. 공이 홀컵으로 가장 휩게 굴러올 수 있는 방향을 찾아라. 홀컵에서 공이 목표로 삼는 지점을 찾아라. 적어도 당신의 퍼팅에서는 그 지점이 홀컵의 실질적인 중심이다.
그 지점에서 공의 위치까지 거꾸로 살펴라. 당신이 선택한 지점까지 공이 굴러오는데 필요한 궤적과 속도를 상상해 보라. 공은 처음에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처음에 공은 거의 휘지 않지만 속도가 떨어지면서 점점 심하게 휜다. 그린에서 이런 커브라 아주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 말한다면 모두가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골퍼는 경사진 그린에서 휘는 현상을 대체로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퍼팅이 홀컵에 못 미쳐 휘는 것이다.
178
상상력을 활용하라. 오르막 경사의 퍼팅에서는 공의 뒷면 중앙을 강하게 스트로크 해 공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런 상상이 공을 세게 스트로크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몸에 전달한다. 따라서 ‘공을 세게 쳐야 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리막 경사의 퍼팅에서는 공의 윗부분을 가볍게 건드리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런 상상은 공을 부드럽게 스트로크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공이 홀컵을 지나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따른 머뭇거림이 있을 수 없다.
181
퍼팅한 공이 실제 홀컵으로 굴러가는 속도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그린을 더 정확하게 읽어 내고 거리를 측정하는 감각을 키워 주는 장점을 갖는다.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이미지가 몸에 전달되면서 퍼팅의 세기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퍼팅한 공의 속도가 결정된다.
188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퍼트는 공이고 잔디며 홀컵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은 그것뿐이다. 여기에 무엇을 덧붙이든 간에 그것은 과거(예컨대 보기를 범한 홀을 기억하는 것이며, 심지어 파를 기록한 홀까지 아쉬워하는 것이다)나 미래(예컨대 선두를 따라붙거나 승리할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의 일이다.
189
동료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될 때 골퍼들은 곧잘 그 홀을 포기해 버리거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모험을 시도한다. 당신의 공은 나무 아래에 있고 동료의 공은 페어웨이에 있을 때, 당신은 안전하게 나무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실패를 각오하고 모험을 감행한다(게다가 그 방법은 언제나 당신에게 쓰라린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동료가 멋진 샷을 구사할 것이란 보장이 없지 않은가! 당신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샷을 선택하여 영리하게 행동하며 자제심을 갖는다면 당신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미리 포기해 버리면 상대는 최선을 다하지 않더라도 승리의 깃발을 낚아챌 수 있다.
191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는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다. 유리하게 여겨지던 상황이 불리한 상황으로 급변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한 것에 따른 충격이다. 이런 상황 변화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기대감이 산산이 부서지고, 쉬운 샷에도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상대는 어려운 샷을 성공시켰는데 내가 쉬운 샷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이렇게 비교할 때 긴단이 더해진다.
192
이런 상황 변화에 따른 충격을 예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당신이 유리한 상황에 있더라도 상대가 샷을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상대가 실제로 샷을 성공하더라도 충격 받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당신들은 경쟁자인 동시에 공통적을 둔 동료다. 즉, ‘골프 코스’라는 적과 싸우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당신들 모두가 동료이자 경쟁자다. 골프에서 당신의 직접 경쟁 상대는 상대 선수가 아니다. 누구도 당신의 샷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게임하지 않는다. 누구도 당신의 샷을 방해하지 않는다. 누구도 당신을 향해 스윙하지 않는다.
197
악기의 현을 조율할 때와 똑같습니다. 명상할 때 정신을 지나치게 구속해서도 안 되고 지나치게 방임해서도 안 됩니다. 적절해야 합니다.
200
프로 골퍼들은 대부분의 샷에서 80퍼센트의 힘만으로 스윙한다. 비거리에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그 목적은 부드러운 스윙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각 클럽으로 일정한 거리를 내려는 데 있다.
202
파 4나 파 5의 홀에서는 모든 티 샷을 레이업 샷으로 생각하고 스윙하라. 어떤 클럽을 선택하든 공을 더 멀리 보내려 하지 말고, 선택한 클럽으로 당신이 자신 있게 보낼 수 있는 페어웨이의 한 지점을 타깃으로 삼아라. 이렇게 하면 스윙의 부담감을 덜어 낼 수 있어 멋진 샷을 해낼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204
그리고 우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평소처럼 점수나 순위와 같은 결과 지향적인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찾아낸 주요 요인들에 관련된 목표를 설정했다. 즉 모든 샷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고, 샷을 할 때마다 그 순간에 충실하며, 모든 샷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는 목표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라는 것이다.
207
그렇다. 이런 기분을 끝까지 즐겨라. 공이 페어웨이나 그린에서 멈출때까지 공의 방향을 눈으로 쫓아라! 비슷한 상황을 맞거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 똑 같은 샷을 할 때, 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뇌리에 각인시켜라. ‘최고의 샷을 담은 비디오 창고’에 그 모습을 저장해 두어라.
208
형편없는 샷을 했을 때 감정을 폭발시킨다고 해서 당신에게 이익될 것이 없다.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머리로 반응하라. 약간은 초연한 모습을 보여라. ‘흠, 재밌겠는데’라고 중얼거리는 것으로 끝내라. 그런 결과에서 더 확실하게 벗어나고 싶다면 ‘내가 친게 아닌 모양이구먼’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209
물리적인 면에서 문제점이 한 가지라도 발견되면 스윙을 문제 삼거나 스윙을 교정하려 할 필요가 없다. 다음 샷부터 자세를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설사 스윙에서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필드에서 스윙을 교정하려 해서는 안된다! 라운드 도중에 스윙을 교정하려 한다면 관절에 익숙해진 움직임이 뒤엉킬 수 있다.
216
절대적인 자신감이라는 맑은 공기, 기본적으로 내재된 장점인 토양,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목표라는 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자각력이라는 햇빛 그리고 코치와 훈련이라는 비료다. 이런 조건들을 환경으로 갖출 때, 배우고 성장하려는 우리 본성은 자연스레 꽃을 피울 수 있다.
217
골프 경기에서난 삶의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은 본성을 믿는 것이다. 그 본성이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228
독백은 게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독백은 말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귀로 흘러 들어와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233
그렇다면 결과에는 상관없이, 과정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고 당신 몸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멋진 샷을 해냈다는 느낌에 초점을 맞춰라.
236
파도를 멈출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파도 타는 법은 배울 수 있다. 파도와 맞서 싸우면서 번번이 패하는 사람과 파도 타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똑 같은 파도지만 그로부터 얻는 경험은 완전히 다르다.
239
‘아, 그여자? 시내를 건넌 후에 내려 주었잖아. 자네는 아직까지 그 여자를 등에 업고 있었나?’
250
“처음에는 십년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열심히 수련했을 때 이십 년이나 걸린다고요? 그럼 제가 죽도록 열심히 배운다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그럼, 삼십 년은 걸릴걸세. 자네처럼 결과에 조바심을 내면 배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법일세”
251
목적의식을 갖고 연습하라. 계획을 세워 연습하라. 그리고 끈기있게 연습하라.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싶다면 끈기 있게 연습하라. 그래야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 자신감을 갖고 필드에 나가라. 당신 스윙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끈기있게 연습하라. 그리고 당신 스윙을 믿고 클럽을 자신 있게 휘둘러라. … 요컨대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는, 평소 성적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는 시련의 시기를 이겨내야만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골퍼가 중도에 포기하고 원래의 스윙으로 돌아간다. 물론 이때 그들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평소보다 나쁜 결과에서 평소의 결과로)를 경험하면서, 원래의 스윙이 그들에게 더 적합한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아울러 레슨에서 아무런 소득도 거두지 못했다는 불평도 뒤따른다.
254
게임 운영에 필요한 두 가지 기본 원칙
1. 편안하게 해낼 수 있는 샷을 한다.
2. 다음 샷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곳을 타깃으로 삼는다.
257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골프 자체를 즐기는 당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라. 그 방법을 찾아낸다면 형편없는 라운드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동반자들과 교제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면 성적이 평소보다 나쁘더라도 라운딩 자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적에 상관없이 도시에서 벗어나 푸른 필드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행운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내면의 독백에서 벗어나 오감으로 자연을 느껴 보라. 주변 환경과 교감하면서 당신에게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에 관심을 기울려 보라. 자연을 몸으로 느끼고 자연의 냄새를 맡아 보라.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낼 때, 당신이 잊었다고 생각하던 스윙이 기적처럼 되살아날 것이다.
261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캐쉬 휘트워스는 프로로 데뷔한 후 여러 해가 지나서야 첫 승리를 거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패배를 인정하는 법을 배우면서 더 나은 승자가 될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66
샷을 실패한 수 실망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실망하더라도 곧 그 실망감을 지워 내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샷을 원만하게 치러 낼 수 있다.
269
사실 경기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몸과 정신 그리고 가슴을 이 순간에 하나로 결합시키고 세상과 교감하는 것이다. 이런 미덕이 절대적인 자신감을 계발하는데 필요한 토양이다.
271
“제 태도와 행동이 언제나 방정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것입니다.” 스승은 대답했다.
“아주 간단하고 짤막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이렇게 해 보거라. 어떤 경우에나 다섯 살배기 자식이 너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며 처신하거라.”
273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필드를 나가서 ‘아들라, 필드에서는 네가 언제나 신사처럼 행동하기를 바란다. 레이 플로이드처럼 말이다”고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나는 그런 신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277
밥을 먹으면서 숟가락을 입이 아닌 다른 곳에 넣은 적이 있었나? 정신을 딴 곳에 팔지 않는 한 이런 경우는 전혀 없다. 왜 그럴까?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의식을 떨쳐 냈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는 골프 샷에 적용 할 수 없을까? 여기에서도 절대적인 자신감이 필요조건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