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육체 - 파블로 네루다
한 여자의 육체 - 파블로 네루다 여인의 몸, 하얀 구릉, 새하얀 허벅지, 몸을 내맡기는 네 자태는 세상을 닮았구나. 내 우악스러운 농부의 몸뚱이가 너를 파헤쳐 대지 깊은 곳에서 아이 하나 튀어나오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내게서 달아났고 밤은 거세게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난 살아남기 위해 너를 벼렸다, 무기처럼, 내 활에 매겨진 화살처럼, 내 투석기의 돌멩이처럼, 그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 오고, 난 너를 사랑한다. 가죽과 이끼와 단단하고 목마른 젖의 몸뚱이여, 아 젖가슴의 잔이여 아 넋 잃은 눈망울이여 아 불두덩의 장미여 아 슬프고 느릿한 너의 목소리여 내 여인의 몸이여, 나 언제까지나 너의 아름다움 속에 머물러 있으리, 나의 목마름, 끝없는 갈망, 막연한 나의 길이여 영원한 갈증이..
2011.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