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이즘과 올로지
지은이 : 아서 골드워그
출판사 : 랜덤하우스
190
일원론 Monism
철학, 신학, 신비주의에서 마물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물질로 환원하거나 혹은 하나의 원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입장. 이를테면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영원한 ‘세상’이 유일한 현실이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변화, 행위, 생산과 다언성으로 점철된 세상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힌두교에서는 브라마(Brahma)가 존재의 궁극적인 근원이며, 신비적인 유대주의에서는 그러한 존재로 신의 무한한 측면을 반영하는 ‘아인 소프’(Ein Sof:변하지 않는 무한함)가 있다. 신플라톤주의는 하느님(Godhead)이 있어서, 샘에서 물이 흘러나와 아래로 흐르듯 하느님에서부터 일시적인 세사이 단계별로 나타난다. 정신이니 영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관념이나 감정은 뇌가 전기 화학적 자극을 받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 무신론적 유물론자도 일원론자라고 말할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의 경제 결정론은 일원론의 한 형태이다.
일원론을 반박하는 입장으로는 세상이 경쟁하는 두 원칙으로 나뉜다는 이원론과 그보다 더 많은 원칙으로 이루어진다는 다원론이 있다. 기독교의 발생과 더불어 페르시아에서 태동한 종교인 마니교는 우주가 ‘암흑’과 ‘빛’으로 나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플라톤의 형상과 질료 개념과 더불어 대표적인 이원론적 공식이다. 영지주의는 일원론과 이원론의 요소를 결합한 주장을 펼쳤다. 그들은 ‘신’인 척하는 존재인 조물주(Demiurge)가 물질세계를 창조하고 지배한다고 여긴다는 점에서는 이원론적이다. 하지만 계몽된 영혼은 조물주가 다스리는 열등한 존재에서 빠져나와 진정한 신을 영접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는 일원론적이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육체와 정신으로 구성된 이원론을 가정하며, 정반대되는 그 두영역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뇌의 송과선이 담당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원론은 진리를 다양한 체계와 해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업 제임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은 아무리 방대하거나 포괄적이라 해도 일종의 순수한 ‘외부’ 환경에 대해 다원론적 관점을 지닌다. ... 사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함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도,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도 없다. 문장 끝에는 언제나 꼬리표처럼 ‘그리고’가 따라 나온다. 어떤 것은 항상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모든 것을 포괄하려는 시도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결국 ‘완전히 ~하지 않다’라는 말이 붙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다원론적 세계는 제국이나 왕국이 아니라 연방 공화국에 비유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의식이나 행위라는 것을 아무리 많이 수집하고 보고해도 결국 어떤 것은 언제나 자체적으로 조절되며, 파악되지 못한 것도 있고, 하나로 묶을 수도 없다.
만약 양자와 뉴턴 역학을 인정하는 과학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대통합 이론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하면서도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두 이론을 활용한다면 그 사람은 다원론자이다. 한편 모든 문제의 해결을 ‘만물의 이론’ 이라는 성배의 발견에 거는 과학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대책 없는 일원론자이다.
284
대상관계 이론
노이로제의 원인을 욕구 불만인 본능적 충동이 아니라 관계에서 찾는 심리학과 심리치료이론이다. 부모나 혹은 보살펴 주는 다른 사람들(대상)과 균형 잡힌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아동(주체)은 다른 대상들(친구, 연인, 배우자)에게 이 실패한 관계를 투사하려 들어 어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대상은 일부가 전체를 대신하도록 개념화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가슴은 어머니, 남근은 아버지 같은 식으로 대상의 중요한 일부가 전체를 대신한다.) 대상이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동물 인형, 반려 동물, 장난감 같은 과도기적 대상도 아동의 인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상관계 이론 치료사는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어린 시절의 문제를 재현하지 말고 의식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다. 어머니에게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랐다고 느기는 소년은 주체성을 키우지 못했을 수 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배우자에게 적절한 수위를 넘어서까지 집착하거나 화를 낸다. 양육자에게 무관심이나 학대를 받는 아이는 자신이 겪는 고통도 사랑이라고 방어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아이는 자라서 가학피학성 변태 성욕에 집착할 확률이 높다. --> countability 이론과 통한다. 모든 ism들이 이에 속함.
295
불확정성 원리 uncertainty principle
부정의 원리라고도 하며, 1927년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처음 주쟁했다. 불확정성 원리란 아원자 입자(원자보다 작은 입자)를 측정할 때,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록 운동량의 정확도는 떨어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현상을 가리킨다. 풀이하면,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를 알면 다른 하나는 알 수가 없으며 다만 측정값이 어느 정도가 될지 계산만 할 수 있다. 입자의 다른 특성을 알고 싶다면 가능한 특성을 모두 찾아내든지, 아니면 아예 찾지 말아야 한다. 물론 미립자의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원자 입자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이러한 양자물리학의 특징은 난해한 철학에도 암시하는 점이 많다. 과학은 측정할 수 있는 것만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므로 입자의 위치나 운동 속도는 관찰되기 전에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는 미래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다. 지금 현재 입자가 어디에 있고 어떤 속도로 운동하는지 모른다면 앞으로는 어떨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이젠베르크는 이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현재를 정확하게 알면 미래를 계사할 수 있다는 인과 법칙에서 잘못된 것은 결론이 아니라 전제이다”
물체는 다른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그 자리에 계속 머무르거나 일정한 속도로 직선으로 계속 운동한다. 운동하는 물체의 운동량의 변화율은 물체에 작용하는 힘과 정비례한다. 모든 작용은 같은 크기의 반작용을 가진다. 이 내용은 아이작 뉴턴이 발견한 운동의 세가지 법칙이다. 이 법칙을 토대로 뉴턴 역학이 탄생했으며, 과학자들은 이 역학을 바탕으로 별의 운행과 지구상의 여러 현상을 똑같은 확신을 가지고 예측하게 되었다. 시계처럼 정확하게 돌아가는 이신론의 우주는 뉴턴 역학과 같은 불변의 법칙에 따라 구성되었다. 그런데 불확정성을 내포하고 있는 양자 역학이 이 모든 확신에 의혹의 그림자를 던진 것이다.
최근들어 뉴에이지 저술가 중에는 마음가짐으로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증거로 불확정성 누원리를 드는 사람들이 많다. 아원자 입자의 특징은 관찰하는 자에 달려 있으므로 우리의 현실도 우리가 어떻게 볼지 선택하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디팩 초프라는 자신의 저서에 ‘당신의 육체는 물질(입자 같은)임과 동시에 비물질(파동 같은)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당신이 겪는 경험을 물리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고, 에너지, 변호, 지성의 총체로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당신이 어떤 생물학적 연력을 경험할지 결정을 내리기전에 당신이 모든 생물학적 연령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어떤 연령이 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라고 썼다. 이렇게까지 썼는데, 정작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아원자 입자의 세계에서만 적용되며 이 원리는 수학으로 가장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음 지적해 봐야 소용이 없을 것 같다. 신비로운 사상을 설명할 때 불확정성 원리가 무척 유용한 것 같지만 어떤 식으로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