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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는 아줌마] 담배 피우는 아저씨와 담배 피우는 아줌마는 다른가?

by 202020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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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담배 피우는 아줌마
지은이 : 이숙경
출판사 : 동녁

제목이... 조금 너무하다 싶었다.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야 두말 하면 잔소리일텐데,
그것을 얘를 키우는 아줌마가 피우면???

물론 담배에 성차별을 할 이유가 분명 없지만은,
아직 우리 나라에서 여자가 그것도 아줌마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줌마가 담배피우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나에게도 물론 있고)에 대해서 말이다.

왜? 항상 여자가 집안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먼 옛날, 남자가 밖에서 먹이를 사냥해오면 여자는 그것을 요리해서 같이 먹고 아이들을 키우고...
그러던 습관때문일까? 그렇다면 만약 여자가 밖에서 돈을 번다면 남자는 집안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어렸을 때, '내가 만약 여자로 태어났다면?'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부끄럽지만 그 때 생각은 '남자로 태어난 것이 다행이다' 라는 것이였다.
여자보다 남자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회로 보였기 때문이였다. 지금도 그 생각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결국 같다는 것을... 다르면서 같다는 말이다.
우리는 남자 여자로 나뉘기 이전에 같은 인간이라는...... 그래서 성차별 없이 모두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담배 피우는 아줌마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난 담배 피우지 않는 남자이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여자이건 남자이건)들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들의 삶은 내 삶과 똑같은 무게를 갖은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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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여자들에게 의무만을 은근히, 노골적으로 강요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한 번 폭증한 나의 흡연량은 줄어들 줄을 모르고.
'벽' 하나 두께만큼의 자유가 목말라 나는 아직도 담배를 피우며 산다.
담배는 그 모든 해악에도 불구하고, 말해지지 않는 나의 권리를 잊지 않게 해준다.

시누이와 올케, 시어머니와 며느리...... 서로 '남'이다. 억지로 친한 척하거나 '남'의 삶의 방식에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자.
대신 아주 오랫동안 친구보다 더 어려운 '친족 관계' 만들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겁이 없어진다. 사실이다.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목소리가 커진다.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 보지 않았어도 절망이나 고통의 나락에 몸을 맡겨 보았거나
삶이 던지는 숙제를 피하지 않고 직면해 본 경험이 있는 여자들은 겁이 없고, 목소리도 크고, 눈빛도 살아 있다.

세계를 정복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은 '일상'을 바꾸는 일이다.

엄마만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아이나 엄마 모두를 세상과 단절시키는 강요된 이데올로기일지 모른다.
엄마는 신이 아니다. 엄마는 강철이 아니다. 엄마는 인간이다.
일하는 엄마, 몸이 약한 엄마, 그리고 양육이 체질에 안 맞는 엄마들은 엄마가 아닐까?
모든 생물학적 엄마가 다 천부적인 양육 능력을 타고난 걸까?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순 있으나 그대들의 생각까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들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들과 같이 만들려 애쓰지 말라.
왜?
삶이란 결코 뒤로 되돌아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그대들은 활, 그대들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들로부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간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중에서

아줌마들하고 그냥 앉아서 수다를 떨다 보면 자기 자신에 관한 얘기는 쏙 빠지고 남편이, 애가 어떤지만 주야장창 얘기한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다 보면, 직업이 있건 없건 간에 부부 중심의 모임에 자주 나가게 되고,
여자 친구들과 만나더라도 아이 문제나 남편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게 습관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글쓴시간 : 01/11/02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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