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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Hobby/책. Book & Writing

자기 혁명 - 박경철

by 202020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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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눈이 환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삶과 말, 글이 일치하는 사람이야말로 지식인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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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모든 방황에는 의미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고민하며 방황하고 노력하는 것은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이생은 고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계속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 주저앉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실존이고 나의 삶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신은 이렇게 말한다.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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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방황은 곧 시행착오일 뿐인데 우리는 이것을 죄악시하곤 한다. 방황은 죄악이 아니다. 인간에게 방황이 없다는 것은 나아가려는 의지가 없다는 말과 같다. 인간은 욕망하는 동물이며, 그 욕망은 더 나아지려는 의지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방황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며 그것을 넘어선 것이 성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험난하더라도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이다. 순간을 쉽게 모면하기 위해 타협하거나 우회하면 결국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에 갇히게 된다. 한계를 회피하려는 유혹은 악마의 키스처럼 유혹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말려드는 순간 우리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 신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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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리 고민하나? 적당히 눈감고 넘어가면 되지'라는 악마의 목소리에 따르는 것은 방종에 불과하지만,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내려는 방황은 아름다운 것이다. 남이 가는 길을 가면 편안하지만 종속되고, 새로운 길을 가면 험난하지만 독립적으로 서게 된다. 우리는 우주 그 자체이지 결코 종속적인 존재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내게서 출발하고, 그 답 역시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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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을 통해 본질을 통찰하라.
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 낯선 걸들과 만났을 때 비로소 우리 머릿속에서 '새로운 생각'들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나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 새롱누 생각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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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을 깨려면 나쁜 습관부터 버려라.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려는 노력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려는 의지요, 노력이다. 우리는 먼 길을 가는 여행자다. 그런데 그 긴 여정을 떠나면서 모래주머니를 주렁주렁 달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잘 돌아보면 우리의 어깨에는 나쁜 습관이라는 모래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 길을 떠나는 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는 것이듯, 우리도 나쁜 습관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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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과감하게 현상(내가 참이라고 인식하는 것을)을 버리고 본질을 직선으로 관통하려면, 다양한 체험적 지식을 통해 얻은 새로운 생각과 기존의 것을 비교하고 개선하는 긍정적 태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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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가장 능동적인 대화다.
침묵은 충동에, 감정에, 유혹에 흔들리는 나를 관찰하고 경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침묵의 순간 세계에 대한 사색이 시작된다. 침묵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 이상이며, 관성에 의한 모든 행위를 멈춘다는 의미다. 그래서 타인과 외부에 대해 침묵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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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몰입, 배움의 즐거움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학교교육에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누군가는 사회활동이나 장사에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처럼 다양한 집중의 대상을 무시하고 단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몰입의 즐거움을 가로막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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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데카르트의 통찰
학문에 대한 4가지 규칙
1. 나 스스로 명확하게 '참'이라고 인정한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마라. - 계속 의문을 가져라
2. 모든 문제를 큰 덩어리로만 바라보지 말고 가능한 한 작게 세분하라. - 건너뛰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라.
3.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에서 점차 단계를 밟아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접근하라. - 토대가 중요하다.
4. 어떤 항목도 빠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모든 항목을 열거하고 그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재검토하라. - 완전할 때까지 복습하라.

사회인의 태도 4가지 원칙
1. 자신의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치에 복종하고 온건하며 신앙을 굳건히 하고, 극단적인 의견의 편에 서지 마라.
2. 행동을 취하는 순간에는 의연하고 명확한 태도를 취하라. 아무리 의심스러운 결정이었다 하더라도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이라면 완전한 확신을 갖고 그것에 따르라.
3. 주어진 운명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이전에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는 데 주력하라.
4. 위 세가지를 실천하는 바탕 위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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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게 하라'는 신의 말씀이지 인간의 언어가 아니다. 즉 창의성은 발견이지 발명이 아니며, 하늘 아래 있는 것들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재조합하는 능력인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발견'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다양한 것들을 많이 접해야 한다. 실재세계건 책이나 정보를 통해 얻는 간접세계건 간에,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고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발견과 사고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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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 말자. 우리늬 내면에는 모두 창의성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다만 그 씨를 틔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독서, 공상을 통해 창의성이 자랄 토양을 기름지게 가꿔야 한다. 또 몸으로 실천하는 행동을 통해 싹이 돋아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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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은 과정의 몰입에서 온다.
경제학에서 행복은 가진것/욕망 이다. 그래서 우리는 맹렬하게 분자인 '가진것'을 키우려 하지만, 분자가 자라는 만큼 분모도 같이 자란다. 그 결과 상대적 욕망에 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분자가 아무리 늘어도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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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한다. 자동차, 집, 돈... 그 모든 것이 막상 손에 들어온 다음에는 뛸 듯했던 처음의 기쁨이 금세 사라지고 새로운 갈망이 시작되기 마련인데, 이것을 보통 권태라 부른다. 그러니 권태가 수반되지 않는 진짜 행복을 얻으려면 시간이 경과해도 처음의 기쁨이 퇴색하지 않는 대상을 획득해야 한다. ... 그렇다면 이렇게 권태가 따르지 않는 필연적 행복의 대상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대부분이 오늘도 열심히 추구하고 있는 돈이나 명예 등이 아니라 지식, 사상, 철학, 재능, 기능처럼 함께함으로써 더욱 빛나고 가치가 변하지 않으며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것들이다. 행복에 이르는 길을 물질이나 사랑과 같은 갈망을 통해서가 아니라, 실존적 존재로서의 나를 뒷받침해주는 것들을 통해 만날 수 있다.

77
관계 속에서 우리를 규정하는 속성은 거부하면 할 수록 강하게 우리를 압박한다. 결국 해법은 속성과 실존적인 고민을 함께 병렬로 처리하는 것이다. ... 우리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덮치는 고독과 소외와 갈등 역시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내야 한다. 만약 그것이 힘들다면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일어나면 된다. 누군가 말했듯, 넘어짐은 단지 일어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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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치관이란 정말 무엇일까? 가치관의 하부구조는 직업관, 국가관, 연애관, 행복관 등 수많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치관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꽃이 아니다. 이런 개별적인 항목들이 형성한 가치의 평균이자 총합이다. 문제는 이것을 형성해가는 과정이다. 내 가치관의 형성에는 끊임없이 타자가 개입한다. ... 나를 둘러싼 타자의 개입을 인정해버린다면 가치혼재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나와 타인의 시선이 결합되어 실상이 없는 가치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시에는 가치지향적인 결정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음을 발견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직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삶의 모든 선택을 그것에 의거해 해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수많은 후보 중에서 가치있는 것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압축된 후보들 중 그 결과로 재미있을 법한 것을 선택해야 나의 삶이 가치지향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가치기준 아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온전히 노력하며 뚜벅뚜벅 걸어간다면 모든 것은 일직선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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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가슴에는 창의와 존재의 불덩어리가 돌아다니는데, 그중에서 창의의 불꽃은 새로운 것을 열망하는 뜨거움이다. 청년은 싫증을 빨리 내는데, 그것은 새로움에 대한 갈구와 지루한 것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다. 이는 변화를 거부하지 않는 혁신의 모습이고 세상의 모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이 된다. 또 다른 불덩어리인 존재의 불꽃은 내가 주인임을 깨닫는 힘이다. 청년기는 굴종하지 않고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되려는 의지가 가장 강한 시기다. 이런 의지와 자존심은 청년으로 하여금 도전하게 하는 힘의 근원이다. 청년의 가슴속에서 지펴진 불덩어리는 반드시 창의와 자존으로 피어올라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근원적으로 존재하는 불꽃을 자각하지 못하면 창의 대신 순응이, 실존 대신 의존적 미래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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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신중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노출되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말을 시작하는 타이밍을 한 템포 늦추도록 하자. 한 번 늦춤으로써 신중함을 인식시키고 한 번 신중함으로써 한 번의 실수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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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보다 멀이 먼저 나가면 반드시 실언을 하게 된다. 언어의 순발력은 속도가 아니라 효용성이므로, 생각이 언어로 바뀌어 입으로 나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걸러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 말에서도 중요한 첫번째 덕목은 호흡인데, 호흡을 고르기 위해서는 대화 도중 말을 하고 싶을 때 딱 2초만 쉬면 된다. 그사이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할 것이고 나는 2초간 호흡을 고르면서 내 말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제거할 수 있다. 설사 그 과정에서 발언 기회를 잃는다고 해도 나중에 상황을 더 잘 파악해 좀더 정리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말하기 전에 호흡을 고르는 것은 어눌하거나 표현력이 부족한 것과는 다르다. 말은 늦추된 일단 내뱉는 말은 충만해야 한다. 촌철살인의 비유가 있고, 그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흔들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는 설득력이다. 나는 과연 그를 설득하고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를 과시하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말로써 부족함을 달래고 있는가? 우리는 종종 말을 하는 이유가 타인에게 내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원래 말의 목적은 설득이다. 즉 말의 대상은 타인이다. 타인은 나만큼 나에게 관대하지 않고 늘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타인이 보는 나의 인상은 순간의 실수로 뒤집힐 수 있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타인에게 나는 늘 경계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다섯번째는 평가를 자제하는 것인데, 그것이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특히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극히 주의해야 한다. 얼굴 한 번 봤을 뿐인데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타인의 단점을 장점보다 먼저 지적하는 것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신의 경박함을 드러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공적인 일이라면 불가피하겠지만 사적인 영역이라면 사람에 대한 평가를 경솔히 하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먼저 주의깊게 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그가 누군가를 쉽게 평가하면 다음부터는 가능한 한 그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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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술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자. 말을 잘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평소에 많이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다. 대화중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말하기보다 내가 평소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서는 듣기만 하고 생각이 정리되어 있는 부분에서만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다. 그러면 타인은 내가 하는 모든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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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사회철학자 칼 폴라니는 일찍이 '맥락화의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복잡해서 한 가지 틀로 이해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거나 부분적으로 유사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 그것이 마치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인 양 위장해서 재중을 현혹하거나 지배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화의 함정은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것은 공산당이다. 한국 전쟁의 참상이 민족의 DNA 속에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누군가가 이 사회주의 우산 아래 '시장'이라는 또 다른 우산을 슬쩍 끼워넣으면, 시장경제에 대한 비판과 반론은 곧 사회주의에 찬성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다시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연결된다. 
... 이것은 끝이 없어서 누군가가 그 아래 '재벌'이라는 우산을 다시 끼워넣으면 이번에는 재벌체제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것은 '반재벌 -> 반기업 -> 반시장 -> 사회주의 -> 공산당'으로 연결되어 '재벌을 반대하는 것은 공산당'이라는 은밀한 맥락화의 올가미가 덧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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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프레임을 규정하는 과정을 하나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예를 들자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고공크레인을 점거하고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때 이 현상과 관련된 당사자중에서 큰 힘을 가진 그룹의 해석과 힘이 약한 그룹의 해석이 동시에 나오게 된다. 여기서 큰 힘이 있는 당사자는 해당 기업이고, 힘이 약한 당사자는 파업노동자일 것이다. 이들이 소위 현상에 대한 1차해석자(1' definer)다. 
그런데 해당 기업의 해석은 그들에 협력 혹은 부역하는 전문가집단의 입을 통해 나온다. 과격한 노도운동으로 인한 생산피해액 규모, 거래선과의 계약을 지키지 못해 떨어진 국제신인도, 파업 장면이 외신에 보도됨으로써 추락할 국가위상, 극렬노동운동으로 철수할 외국인 투자자등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논리정연하게 노동운동의 폐해를 주장한다. 
반면 파업노동자들은 근로환경과 고용의 문제, 회사측의 잘못된 노사관 등을 지적하겠지만, 이들의 해석은 생존의 절박한 문제를 호소하는 감정적이고 격정적이며 거친 논리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 이때 언론이 대개 이중 하나를 고르며 논리를 확장시키는 2차해석자(2' definer)의 역할을 한다. 1차해석자인 양쪽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을 균형있게 다루지 않고, 일단 광고주이자 한국 사회의 주류이며 해석도 논리정연한 기업쪽 주장을 1차해석으로 인용하는 것이다. ... 이 경우 대중은 2차해석자인 언론이 보여준 기업의 1차해석에 동화되어, 노동자들의 파업은 국가적 피해를 담보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주장하는 이기적인 투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비슷한 사안들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선과 악의 가위로 재단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나의 생각이 상위해석자들의 견해에 포섭되는 과정을 '프레임에 걸려들었다'라고 말한다. ... 이념 프레임, 시장 프레임, 주류 프레임, 성차별 프레임 등에 갇히게 되면, 수많은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기보다는 프레임이 강요하는 틀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내가 반대하는 것은 전부 좌빨이거나 꼴통리아고 생각하게 되고, 여자는 무조건 집에서 살림을 해야하며 장애인을 위한 투자는 비효율적인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프레임들에 걸리면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견해를 갖게 되고, 그것이 확신이 되면 가스통을 들고 거리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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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스스로 사안의 본질을 드령다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 한, 이런 프레임(현상을 바라보는 관점)들에 갇혀 상대를 무조건 '틀렸다'고 규정하며 적으로 삼게 된다. 즉 '나'는 없고 그물에 걸려든 가엾은 물고기만 남게 되는 것이다. 
사물은 내가 인식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인데, 나의 인식이 정교한 프레임에 걸려 오작동한다면 나에게 사물은 혹은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고, '바람풍'을 '바담풍'이라고 부르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것이 어떤 현상에 직면해서도 본질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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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중신에서 사람 중심으로의 변화
그것은 바로 엔트로피의 저주를 벗어날 수 없는 기계 생산 분야가 아니라 레저, 엔터테인먼트, 코스메틱, 교육, 헬스케어, 바이오, 청정에너지 같은 사람 중심의 시스템이다. 이 분야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얻는다. 과거에는 기계의 효율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사람과 사람의 스파크가 바로 부가가치가 도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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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결국 절충, 즉 욕망의 대상을 전화하는 데 있을 것이다. 더 가지려고 노력하되, 일정 수준 이상ㅇ서는 그 대상이 개인이 아닌 사회를 향함으로써 욕망을 선량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케인스가 '내 후대의 경제적 가능성'이라는 통찰력 깊은 에세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다.

149
실제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대하는 자세 혹은 태도다. 우리는 대개 성과의 차이가 능력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태도의 차이, 즉 집중력의 차이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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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은 사람이 꿈과 현실의 거리를 느끼는 순간, 자신의 문제가 아닌 외부의 문제를 먼저 떠올린다. 자신이 꿈을 이룰 수 없는 가장 큰 걸림돌이 자시늬 노력 부족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와 한경, 여건 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적인 요인은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한 다음에야 거론할 수 있는 문제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조차 최선을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적인 요인을 거론하면서 최선을 다해도 소용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160
삶의 본질이 바로 그와 같다. 혁명가의 삶은 늘 진취적이고 의욕이 넘치지만 안주하는 사람의 삶은 늘 회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혁명가로 살아야 하고 이런 혁명가의 삶만이 자기가 주인인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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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우리가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기다린다고 해서 찾아오는 게 아니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이고 우리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다. -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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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들은 지난 20만 년간의 인류문명 발전이 그동안 이 땅에서 살아온 모든 인류의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이것은 모든 이류에게 경의를 표하는 우아한 시각이지만 진실은 아니다. 지금까지 문명과 문화의 발달은 0.1퍼센트의 창의적 인간이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꿈꾸지 않는 것을 꿈꾸며, 모두가 보지 못하는 어두운 곳에 깃발을 꽂고 이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새로운 땅이라고 외치면, 0.9퍼센트의 안목있는 인간만이 그것을 알아보고 그들과 협력하고 후원하며 새로운 문명을 건설한 결과다. 나머지 99퍼센트는 이 1퍼센트가 모든것의 기초를 닦고, 새로운 계단을 놓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 위에 올라와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또다시 그곳에 안주한다. - 제러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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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을 통해 사회를 배우다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에는 이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아기는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 즉, 인간은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차차 눈을 뜨고 귀가 열리면서 엄마가 말하는 '지지'나 '안 돼' 같은 '금지'를 먼저 배우게 되는데 그것은 아이가 위험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욕망으로 불에 다가가거나 칼을 만지려고 하므로 금지를 먼저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 아기가 자라 약 8세가 되면 정규교육을 ㅏㄷ는다. '학교'라는 울타리에 들어가 작은 '사회'를 배우는 것이다. 
친구라는 수평적 개념, 스승과 제자라는 수직적 개념, 공동체훈련, 윤리와 정의에 대한 인식 등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제도들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이전까지는 가정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무한의 배려를 받다가 비로소 좀 더 큰 사회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 여기서도 물론 우선되는 것은 금지다. 무엇을 '하라'보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이 더 강력하게 교육된다. ... 금지교육은 지나치면 독이 되지만 교육에서 바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학교에서 금지교육을 통해 몸에 밴 사회적 규율들이 졸업 후 '사회'라는 더 큰 광장으로 나아갈 때 '공존'의 지혜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사회다 '사회'라고 불리는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면 이런 금지가 사라질까? 자유롭게 내 마음대로 하며 살수 있을까? 
물로 그렇지 않다. '자율'이라는 이름의 더 무거운 금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 가족만 해도 그렇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가족을 부양하고 건사하기 위해 자신이 누리고 싶은 자유를 포기하고, 자신을 유혹하는 온갖 달콤한 것들을 외면해야 한다. 이렇듯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이상 금지와 제약은 응당 겪어야 할 일상사다. 

188
다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뜨거움은 청년의 자유이자 권리이므로 스스로 활활 태울 만큼 추운히 뜨거워도 된다. 하지마 가끔은 그만큼 머리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문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다음광장에서 기다리는 스핑크스는 점점 까다로운 문제를 낼 것이다. 그 문제들을 모두 풀고 마지막 광장에 도달했을 때 자신의 꿈이 담긴 보물상자의 열쇠를 얻기 위해서는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가리켜 '조화'라고 부른다. 또 머리로 설명할 수 있으면서 그것을 위해 스스로 활활 태울 수 있는 자신감을 가리켜 '호연지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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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경우 자신의 잠재력은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때 자기를 바라보는 인식능력의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받아온 교육이나 경험의 폭이 너무 좁은 탓이다.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을 하고 그 결과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알아채는 과정이 필요한데, 현대사회의 복잡하고 분업화된 시스템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 이런 노력은 평생을 통해 전개되어야 한다. 설령 나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이미 지나갔다 하더라도 그렇다. 예를 들어 내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30대 중반에야 발견했다면, 돌아갈 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나의 그림에 대한 자질을 현재 내가 일하는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응용력을 발휘함으로써 지금 나의 길에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융합이다. 또 그렇게 발견한 잠재력이 너무 커서 인생을 걸 만하다고 느껴진다면, 비록 늦었더라도 과감하게 방향을 틀어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아느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도발이고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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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든 길을 다 갈수는 없다. 성공은 단지 한 분야에서만 얻을 수 있으며, 우리가 선택한 직업은 일생을 통해 오직 한 개의 인생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 외의 다른 것들을 모두 이것에 종속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일(직업)을 적당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일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내가 선택한 길이 옳다면(그렇게 선택된 것이라면) 대담하게 행해야 한다. 사람이 이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성공적인 삶이다. 어떤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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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어떤 이에게 장차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그 근육과 뼈를 지치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생활을 곤궁하게 해서 행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도록 가로막는데, 이것은 그의 마음을 움직여 그 성질을 단련시키며 예전에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언제나 잘못을 저지른 뒤에야 바로잡을 수 있고, 곤란을 당하고 뜻대로 잘 되지 않은 다음에야 분발하고 상황을 알게 되며, 잘못된 신호가 나타난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내부적으로 법도 있는 집안은 제대로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외부적으로 적이나 외환이 없는 나라는 언제나 망하게 된다. 우리는 그 다음에야 우환이 사는 길이고, 안락이 죽는 길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 맹자

210
선택과 딜레마
그렇다면 우리가 잘못된 선택이 아닌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늘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 즉 상황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independence on situation)이다. ... 선택의 딜레마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택을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도록 놔두지 말고,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212
하지만 이 역시 나 스스로 만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혹시 나중에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어느 쪽이 인생에서 나를 좀더 쓸모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길인가 하는 가치관에 따르기만 하면 되었다. ... 선택의 기로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일지 확신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경우라면 결과가 어떻든 최소한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다. 반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가 남게 된다.

213
그리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이 아닌 다른 일에 도전하겠다는 판단이 선다고 해도 지금 당장 현재를 버리고 그 일을 뛰어들 것이 아니라 현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한 다음 선택의 상황에 서라고 조언한다.

214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면 잠을 희생하든 놀이를 포기하든 달콤하지만 의미없는 일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선택했다면 산을 옮기는 우공의 태도로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다.

253
어떤 일에 골똘하게 몰두하면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지만 망상에 사로잡혀 빈둥거리면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또 재미있는 일을 하면 시간은 화살이지만 재미없는 일을 할 때 시간의 흐름은 더디기만 하다. ... 해야할 일을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곧 나태함이다. 시간은 누구든 열 배, 백 배로 압축할 수 있다. 파편처럼 흩어져버리는 수많은 시간의 조각과 망상의 시간을 붙들거나 정돈함으로써 더 많은 시간을 낼 수 있으며, 집중력과 밀도를 높임으로써 시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0
결국 시간활용은 계획이 아니라 금기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먼저 정하고 해야 할 것을 계획하면 그것은 실천 가능한 계획이 되지만, 해야 할 것만 정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ㅓ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알코올중독자가 소주공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다음 해야 할 것들은 비중을 정해 하루중 어느 때든 반드시 그만큼 수행하면 된다. 

271
그러니 청년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근육을 키우고(필수적인 지식을 익히고), 스스로 순발력을 키우며(다양한 간접경험과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를 통해 지혜를 쌓으며), 새로운 발견을 위한 영감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탐색을 지속해야(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최적화된 준비인 셈이다.

276
깨달음이 있어야 진짜 공부다
공자는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고 했다. 이는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구절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캐로워진다'는 뜻이다. ... 주희가 편찬한 사저집주에서는 이말에 다음과 같이 주석을 달아놓았다. 

진리를 마음에서 구하지 않기 때문에 어리석고 깨달음이 없게 된다. 배운 것을 익히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고 불안하게 된다. 
(중략) 
널리 배우고 
깊이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단하고 
독실하게 행하는 것. 
이 다섯 가지중에 한 가지라도 없다면 그것은 학문이 아니다. 

287
독서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만나는 난관은 텍스트를 대하는 자세다. 생각을 모두 말로 옮길 수 없고 말은 문자로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 단순히 문자를 읽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자가 지시하는 저자의 진짜 생각을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292
우리가 책을 읽는 방법에는 간독, 속독, 발췌독, 정독, 숙독이 있다. 간독은 말 그대로 간과하면서 읽는 것이다. 이것은 대충 읽는 것과는 다른데, 세세한 것보다 줄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속독은 읽는 기술의 문제로 연습이 조금 필요한데, 문장이나 단어가 아닌 문단 단위로 읽는 방식이다. 이것은 그다지 권할 방법은 아니지만, 이미 읽은 책을 리마인드할 필요가 있을 때 유용하다. 발췌독은 문자 그대로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이니, 인문학 책이나 교양서를 읽을 때 자주하게 된다. 정독은 꼼꼼하게 토씨까지 읽는 방법으로 공부가 목적일 때는 종독이 아니면 독서의 의미가 없다. 숙독은 가장 어려운 방법인데, 책을 읽으면서 자자의 문장이 지시하는 바를 벗어나서 사유로 연결하는 독서방식이다.

295
독서의 원칙
6 : 쓰기도 같은 맥락이다. 먼저 좋은 글을 골라 수체례 반복해서 필사하고, 다음에는 그 글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점을 고쳐써보고,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로 내가 다시 써서 내 글이 원본 보다 낫다고 여겨질 때까지 같은 과정은 반복한다.

299
마지막으로 조금 민망한 이야기지만 책의 띠지나 뒤표지의 추천사는 무시하는 것이 좋다. 이 책 역시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추천사가 들어갈 수 있지만, 추천사의 대부분은 출판사나 저자와의 인연 또는 인간적인 청탁에 의해 쓰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자신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추천사가 적은 책이 오히려 좋은 책일 수 있다.

304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시선을 고정하고 응시하여 나만의 색깔로 대상을 분해할 수 있을 때,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 시인과 작가의 빛나는 재능에도 불구하고 철학자의 글이 더 가슴에 와닿기도 한다. 철학자의 시선은 대상을 분해할 뿐 아니라 그 너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는 먼저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충분한 숙고를 거쳐야 한다. 우리가 글을 쓴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일난 '나는...' 이라고 무조건 시작해놓고 보는 습관이다. 무언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떠밀려 글의 주제와 줄거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반드시 기승전결의 얼개를 미리 머릿속에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시선'을 먼저 가다듬는 것이다. 어떤 글을 쓸 것인지를 생각해 결정한다. ...
필사를 할 때는 열번 이상 반복해서 그대로 베껴써야 한다. 키보드를 이용해도 좋고 연필을 쥐오더 돟다. ... 특히 불필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삭제하고 긍릉 축약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실제로 글을 써보면 대개는 중언부언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므로, 그래서, 따라서 등의 남발은 앞선 문맥을 지키려는 일종의 콤플렉스다. 이런 말들은 가능한 한 생략하고 적절하지 않은 문장이나 단어를 삭제한 다음, 그 자리에 나의 글을 가필하는 것이다. 이 단계를 반복하다보면 글의 맛을 알게 되고 글과 말의 차이를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처음부터 내가 쓰는 것이다.

307
글을 쓸 때는 초두효과, 최신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글쓰기에서 가장 유효한 수단은 초두효과다. 인용문, 사례 등을 글의 앞에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가져라'
니체의 말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모험이다. 사람은 관성에 길들여져 있고 관성은 혁신을 방해한다. 만약 인류가 익숙함에 안주했더라면 우리의 문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위 글에서 니체의 인용문은 강력한 초두효과를 발휘한다. 읽는 이의 호기심과 시선을 확 잡아끈다. 실제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책의 첫 페이지 첫 줄이 그 책을 읽는 내내 영향을 미친다. ... 특히 칼럼이나 주장을 담은 글을 이렇게 초두 효과를 이용하면 상당히 효과적이다. 다만 초두효과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마지막 문장이 첫 문장에 조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 제시된 강한 인상에 반해 끝부분이 지리멸렬하며, 글의 주제가 산만하게 흩어지고 오히려 나쁜 인상을 남기게 된다. 강하게 시작한 만큼 인상적인 마무리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가져라. 니체의 말이다'로 시작했다면, 마지막에 '아직도 창의력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땅에서 죽은 것은 신이 아니라 니체인 셈이다'로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다.

316
중독이 되는 이유는 끊임없이 갈구하기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우리를 충동질하고 미치게 만듭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약속하지만 절대로 온전히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진화의 셜계에 따라, 우리는 행복을 갈구하지만 결코 지속적으로 그것을 느끼지는 못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미칠 노릇이지요! 미국의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어 있다고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행복을 탐색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찾아서 손에 넣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겁니다 탐색은 평생토록 계속됩니다. 그리고 어떤 지름길을 택할때마다 목적지에서 점점 더 멀어집니다.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이고 비인간적이면서도 인간적이며, 우주 최대의 해학이자 심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히르슈하우젠

345
거래는 이익을 위해 싫은 일을 억지로 행하는 것이고, 희생은 이익을 바라지 않고 히든 일을 행하는 것이며, 헌신은 이익을 바라지 않고 힘든 일을 기쁜 마음으로 행하는 것으로, 헌신은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최고 단계의 감정이다.  - 박경철

346
그렇다면 선한 영향력으 정의는 무엇일까? 단지 타인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선략함의 근원에는 두 가지 핵심기제가 작용하는데, 하나는 sympathy(동정심)이고 다른 하나는 empathy(공감력)이다. ... 마침 성직자 한 무리가 육교 위를 지나가면서 주머니에 들어 있는 현금을 모두 걸인의 깡통에 넣어주었다고 해도, 걸인의 입장에서는 단지 운이 좋은 날에 불과하다. 모두 sympathy였기 때문이다. ... 그의 어깨를 두르며 '내가 능력은 없지만 추운 날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대접하겠소. 외롭다 생각 마시오'라며 일으켜 준다면 걸인은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다. 단순한 동정이 아닌 empathy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349
우리는 흔히 '값산 동정'이라는 표현을 쓴다. 인간은 자존감을 가진 유일한 존재이며,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 역시 자존감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타인의 자존감에 대한 인정, 내가 아닌 그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상대의 마음이 되어 진심을 보이는 것, 이것이 empathy다. 

377
이런 융합산업의 관점을 너어 단순화해서 보아도 미래의 핵심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그간 일류가 생산한 기계문명의 산물은 최소 수십 년간 추가적 발전 없이도 인류의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만큼 앞서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달려온 인류가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휴식과 위로, 그리고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따러서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위로받고, 그간 산발적으로 성장해온 과학기술의 이면에 뒤처진 인문학과 예술 등의 지적콘텐츠에 주력하는 새로운 교육이 확장되고, 삶의 질과 수명연장의 꿈이 중심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는 코스메틱, 성형, 스파 등의 산업이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 같은 맥락에서 헬스케어의 중요성은 향후 30년간 전세계 산업의 화두가 될 것이다. 전지구적인 고령화는 기계산업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대신 건강과 생명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생명과 헬스케어, 기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산업의 물결은 남태평양의 지진처럼 이제 막 거대한 쓰나미를 준비하는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

381
예를 들어, 건강한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하철의 '막말남'에 대해 분노한다. 나에게 막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문자 그대로 공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홍익대학교의 청소근로자가 오랫동안 근무하던 직장을 허망하게 잃었을 때, 그들의 절규와 비탄은 모두의 관심사가 아니다. ... 하나는 공분, 다른 하나는 공감의 문제다. 따라서 둘은 서로 다른 사안이지만 '공'의 관점에서는 같은 문제다. 다만 전자의 경우는 철저하게 개인화되었고, 후자는 '노와 사' '좌와 우'라는 프레임으로 사회화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공공의식의 관점에서 보면 둘의 맥락은 같다. 지금 우리는 개인화된 시대를 살면서 공적인 무관심과 방관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모두가 개인화되면 '사회'는 더 이상 존립할 수 없다.

395
청년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드릐 머릿속에는 외부 요인들만 가득해서 좋아 보이는 것, 기발하고 멋져 보이는 목표들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나의 좌표를 설정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나의 강점과 재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바탕 위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나를 소외시키고 남들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추상적인 망상만 가득한 셈이다.

396
이때 으식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이 끼어들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그 방법은 나쁜 습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나의 잔점들 중에서 버릴 것을 검토하고, 하나하나 차례로 제거해나가야 한다. 나쁜 줄 알면서도 달콤함에 취해 포기하지 못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해서 끝가지 그것을 결행할 인내심을 가지고 있을리 없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버리지 못하면서, 새로운 것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

398
두마리 토끼를 좇지 말라는 것은 패배자의 논리다. 지금 만약 어려운 상화에 처해 있다면 두 마리의 토기를 좇아라. 지금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그만큼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불필요한 순서대로 나에게 붙어 있는 나쁜 습관의 찌꺼기를 데어내고, 시간을 압축해서 밀도를 높이고, 코피가 터지고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집중해가면서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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